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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회장 5주기에서 '만도 대타협' 이뤄질까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 인수를 놓고 맞선 현대자동차와 한라건설의 수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5주기를맞아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측간의 대타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정주영 명예회장의 5주기를 맞아 현대가 일원들은20일 저녁 고인의 청운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 정몽원 한라건설회장 등이 참석할 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현대가 안팎에서는 5주기인 점을 감안하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사를 전후해 해외출장 등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에 정몽구 회장이 제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인영 명예회장과 정몽원 회장도 매년 제사에 참석해 왔으며 올해도 특별한 돌발상황이 없는 한 청운동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만도는 1968년 정인영 명예회장이 창업해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로 키웠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선세이지에 넘어갔고 현재 선세이지는 만도의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정인영 명예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정몽구 회장에게는 작은 아버지이며 정몽원 회장은 정인영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만도 인수전에서 현대차그룹과 한라건설은 다소 복잡하게 얽혀있다. 현재 만도의 대주주인 선세이지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곳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현대차는 만도에 대한 실사작업을 거의 마쳤지만 가격 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가 매각 협상을 마무리짓더라도 한라건설의 협조가 없으면 만도인수가 불가능하다. 한라건설은 1999년 지분 매각 당시 향후 만도의 우선협상자와 같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라건설이 현대차가 선세이지와 합의한 가격으로 현대차보다 우선해 만도를 인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라건설은 현재 회사와 정몽원 회장이 각각 9.27%씩 총 18.54%의 지분을 보유해 선세이지(73.11%)에 이은 만도의 2대 주주다. 더욱이 정인영 명예회장이 직접 임원진에게 `만도 경영권을 반드시 되찾도록 하라'고 지시했을만큼 인수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그렇다고 한라건설이 현대차를 무시하고 만도를 인수하겠다고 달려들 수도 없다. 만도 매출의 70%가 현대차그룹에서 발생할 정도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한라건설의 만도 인수도 현대차그룹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한 셈이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만도 인수의 최종 주체는 최고 경영진간의 담판에 의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있게 흘러나왔지만 아직까지 양측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은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 관계자는 "만도 인수를 놓고 친척끼리 진흙탕 싸움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든 양측이 의견을 조율하지 않겠느냐"면서 "이번 정주영 명예회장의 5주기 제사가 대타협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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