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성장률 4%대를 고수하고 있는 정부와는 달리 민간 연구소에서는 3%대 성장률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대가 될 경우 올해 목표치 5% 성장률도 쉽지 않게 된다. 더구나 정부 내에서도 올해보다는 내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강해 하반기 이후 경제에 대한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는 형세다. 28일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세계경기 둔화 가능성, 국제유가ㆍ환율 불안 등으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내수시장의 앞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 게 특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판매, 출하되는 백색가전의 경우 유통물량이 지난해보다 절반으로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 당초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연구소들의 하반기 이후 경제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사정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4.7%에 이를 수 있으나 4ㆍ4분기에는 3%대 중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나쁠 경우 3%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소 상무는 “2ㆍ4분기는 5%대 성장률을 유지하겠지만 하반기에는 4% 안팎, 다시 말해 3%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와 고용 등이 개선돼야 내년 경제를 낙관할 수 있으나 현재는 투자가 안되고 내수 회복세도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전망치를 발표한 삼성경제연구소도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한 점수는 후하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올해 3ㆍ4분기에는 4.5%로, 4ㆍ4분기에는 3ㆍ7%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1ㆍ4분기를 저점으로 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 2ㆍ4분기 이후 원화강세와 고유가 등으로 성장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정부가 전망하고 있는 5%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확대되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3ㆍ4분기 또는 4ㆍ4분기는 경기가 꺾이는 시점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5%의 경제성장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초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꺾인데다 고용지표 등을 봐도 이미 5% 성장의 신호는 찾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 경제성장 1%당 7만명 수준의 고용이 정상임을 감안할 때 5% 성장은 35만명의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4월까지 평균치는 32만명 수준에 불과해 이미 5%의 성장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년의 경제다. 전망은 한결같이 밝지 않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내외 변수 개선이 쉽지 않아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 성장률이 3%대로 내려오면 이때부터는 단순한 경기하강 사이클이 아닌 경기침체 가능성도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도 “내년에 잠재성장률 수준인 5%의 성장이 가능할지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올해는 지난해의 성장률이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를 봤는데 내년에는 그렇지 않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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