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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PC를 통해 콘텐츠를 내려받던 전자책(e북)이 무선통신네트워크의 날개를 달고 있다. KT와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가상이동통신망(MVNO)의 한 형태로 전자책 콘텐츠 업체들과 협력에 나서면서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해당 사업자들은 콘텐츠를 내려받는데 들어가는 데이터 통화료를 받지 않기로 한 상황이어서 내년부터는 전자책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텔레콤은 4일 인터파크INT와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네트워크 제공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인터파크는 내년 2월 중 이동통신 모듈이 부착된 전용 단말기를 선보이고 LG텔레콤의 이동통신망(리비전A)을 통해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의 경우 아마존의'킨들(Kindle)'과 같은 전용 단말기에서 이통망을 통해 이동하면서 전자책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대부분 PC에서 다운로드를 받은 후 이를 데이터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USB에 저장한 후 전용단말기로 옮겨야 했다. 하지만 이동통신망을 이용하게 되면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하는 국내 사용자들은 인터파크에서 제공하는 책, 신문, 잡지 등 디지털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인터파크는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위해 책 등을 다운로드 받는 고객들에게 데이터 통화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양사는 또 서로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공유, 휴대폰을 이용한 '(MㆍMobile)북' 시장 활성화와 전자책 단말기 사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제휴도 추진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교보문고가 KT와 데이터 MVNO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자체로 보유한 약 6만1,000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연내 KT의 무선인터넷망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또 12월께 우선 무선랜(WiFi)를 탑재한 전용 단말기를 선뵈고 빠르면 내년 1ㆍ4분기에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도 데이터 통화료는 무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아직은 큰 관심이 없다"면서도 시장과 관련업계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자책 사업을 위한 이통사와 출판ㆍ유통업체간 협력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무선인터넷시장 확대이라는 이통사의 이해와 전자책 활성화라는 관련업계의 이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에서 이미 통신망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마존 킨들이 큰 인기를 끄는 등 이미 검증된 사례라는 점도 협력 확대를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킨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에서는 전자책이 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다"며 "국내서도 시장 잠재력이 있는 만큼 관련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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