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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홍콩H지수에 발목 잡힌 ELS, 조기상환·발행량 급감

홍콩 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 상환 실패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조기 상환이 안 된다고 해서 바로 손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 투자 목적으로 ELS를 산 투자자들은 자금이 묶이는 등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15일 현재 ELS 발행 잔액은 64조5,000억원에 달한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 6조9,050억원이던 ELS 조기 상환액은 8월 3조8,235억원으로 줄었으며 이달 보름간(1∼15일)은 7,818억원에 불과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ELS의 조기 상환이 대거 실패한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 지수형 ELS는 가입 후 6개월 만에 도래하는 첫 조기 상환일에 모든 기초 자산의 가격이 가입 때의 85∼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면 원금과 수익금을 가입자에게 돌려준다. 그러나 지난 6월15일 13,857.19로 고점을 찍은 H지수는 이달 15일에는 30%가까이 하락한 9,704.2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ELS 다수가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게다가 일부 투자자들은 현 상태로 만기까지 갔을 때 원금 손실(녹인·Knock-In)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난 6월 말 현재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 등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36조3,000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 94조4,000억원의 38.5%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H지수가 앞으로 8,000대까지 내려가면 약 1조원에 달하는 ELS 상품이 녹인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LS 조기 상환액이 급감하면서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던 ELS 시장이 위축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 각각 7조3,226억원, 6조463억원이던 월간 신규 ELS 발행액은 이달 들어서는 아직 2조218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의 ELS 발행 담당자는 “신규 발행액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 고객이 조기 상환한 자금을 다시 운용하는 것인데, H지수 사태로 최근 조기 상환이 대거 실패하면서 신규 발행도 주춤하게 됐다”며 “이달 발행액은 크게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ELS의 기초 자산이 H지수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해달라고 금융당국이 주문한 가운데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LS의 기초 자산으로 자주 쓰지 않던 일본 닛케이225지수의 사용 빈도도 늘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신규 ELS는 8월에는 34개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보름 만에 벌써 40개가 발행됐다. 또 예전에는 ‘H지수, 코스피200지수, S&P500지수’ 식으로 기초 자산의 개수가 3개인 ELS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코스피200지수, S&P500지수’, ‘S&P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처럼 기초 자산이 2개인 ELS 발행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공모형 ELS와 달라 사모형 ELS의 경우에는 여전히 일부 증권사에서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상품이 발행되고 있다. H지수가 이미 고점 대비 30% 하락한 상황에서 원금 손실이 날 4,000∼5,000대까지 추가로 밀리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H지수를 낀 ELS를 선호하는 투자 수요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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