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백40은 완착이었다. 그런데 세계 최정상급인 요다가 이 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두터운 수라고 보았겠지요.” 고마쓰 9단의 말이다. 하기야 요다는 이런 식의 두터운 수로 지금까지 적지 않은 승점을 쌓아온 사람이다. 백40이 완착이었다면 그 수로는 어디에 두는 것이 최선일까. 대국 이튿날 있었던 정밀 검토회에 초대된 다케미야 9단이 명쾌하게 대안을 제시해 주었다. “우주류를 가동할 타이밍입니다.” 백40으로는 가 또는 나로 중원을 키워야 했다고 한다. 백가면 참고도1의 흑4까지가 예상되고 백나면 흑의 다음 응수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일단 흑은 백이 지닌 공격 수단에 어떤 식으로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참고도2의 백1이 놓인 이후에는 백A, 흑B, 백C, 흑D, 백E의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백46은 이것 역시 우주류의 가동이다. 흑47은 다에 치받는 것도 일책이며 그 우열은 속단하기 어렵다. 실전처럼 흑47에 받으면 집을 챙긴다는 점에서는 확실하지만 백48로 눌리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도쿄 일본기원에는 장쉬의 스승 링하이펑과 장쉬의 장인 고바야시 고이치가 일찌감치 나와 이 바둑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었다. “집은 흑이 압도적으로 많지요?” 고이치가 묻자 린하이펑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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