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은 포장박스부터 남달랐다. 아이폰 전면을 그려넣은 조그마한 무광택 검정색 박스는 아담했지만 박스 속에 꽉 찬 듯 들어있는 아이폰은 오히려 크게 느껴졌다. 앞쪽면을 LCD 화면으로만 채운 때문에 아이폰의 외관은 휴대폰이라기보다는 휴대용멀티디미어플레이어(PMP)에 더 가까웠다. 국내에서 아이폰을 이용해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없지만 아이폰을 입수해 15일 다양한 부가기능들을 이용해볼 기회를 가졌다. 무선랜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했고 PC와 연결하면 동영상이나 음악을 넣어 감상할 수는 있었다. ‘디자인의 애플’이라는 말을 입증하듯이 아이폰은 겉모습부터 눈길을 잡는다. 함께 아이폰을 체험했던 휴대폰 디자이너는 아이폰과 국내 휴대폰의 차이로 작은 틈새 하나 보이지 않는 마감처리를 꼽았다. 레이저 용접 방식을 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폰에는 작은 나사 홈조차 없었다. 첨단반도체등 부품을 보호하기 위한 케이스 위부분과 아랫부분의 접합부분은 자로 잰 듯한 일직선을 그리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휴대폰의 전원 버튼을 누르자 선명한 화면 하단에 작은 바가 나타났다. 바 위에 손가락을 올리고 왼쪽에서 오른 쪽으로 밀자 아이폰의 아이콘들이 펼쳐졌다. 음성통화와 e메일, 인터넷검색, 아이팟(음악+동영상) 기능 등 주요 기능은 맨 아래쪽에 별도의 버튼을 배치해 사용하게 편리하게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터치스크린의 안정감을 확인해 보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입력해봤다. 아이폰의 문자메시지는 터치스크린 하단에 나타나는 가상 키보드로 이용할 수 있다. 원하는 키가 아닌 옆에 있는 키들이 자주 눌려지곤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옆에 있는 키를 누르더라도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자동으로 고쳐지는 기능은 새롭게 다가왔다. 예를 들어 High를 입력하려다가 Hihh가 입력이 됐다면 자동으로 High로 고쳐주었다. 화면 밑에 작은 홈처럼 되어 있는 키를 누르면 어디서나 첫 화면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음악 감상을 위해 아이팟 기능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이팟과 유사한 환경이었지만 넓은 화면을 사용해 보다 큰 글씨와 그림을 곁들인 메뉴가 인상적이었다. 내장된 스피커의 질은 생각보다 좋지 않아 이어폰을 사용해야 제대로 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손가락으로 옆이나 아래로 쭉 그어주기만 하면 메뉴가 이동되는 등 사용환경(UI)이 사용자 위주로 이루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휴대폰 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는게 솔직한 이용소감이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소비자지향의 편리성등에서 혁신적인 IT기기라는 점은분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