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슈퍼리치’의 수가 최소 13만명에 이르고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규모가 324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일 한국은행의 수신통계를 바탕으로 국내 개인고액자산가와 보유 금융 자산 규모를 이같이 추정했다. 이는 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 중 예금 비중이 40% 정도 된다는 가정 아래 5억원 이상 저축성 예금 가입자 8만6,000명과 1억~5억원 가입자 47만5,000명의 10% 가량을 슈퍼리치로 추정해 계산한 것이다. 슈퍼리치의 전체자산 규모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저축성 예금 5억원 이상의 잔고인 324조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했다. 5억원 초과 저축예금은 계좌수(8만6,000개)로 볼 때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전체 계좌의 0.06%에 불과하지만 금액(324조원)으로는 전체의 45.5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8만2,000계좌, 312조원이었던 것에 비교할 때 불과 6개월 사이에 4,000계좌(0.05%), 12조원(5.81%)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 2002년 말 이후로는 10억원을 초과하는 저축성 예금 계좌의 수와 금액은 각각 110%와 230% 늘었다. 이처럼 슈퍼리치의 수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기관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과 우리자투자증권 등 2개 증권사에서 4개에 불과했던 슈퍼리치 전담센터는 올해 증권사와 은행을 포함해 8개 기관에 16개로 늘었다. 올 들어 미래에셋ㆍSKㆍ한국투자 등 3개 증권사와 KBㆍ신한ㆍ하나은행 등 3개 은행이 가세했다. 삼성생명보험도 슈퍼리치 전담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고액자산가 전담센터인 SNI의 내년 고객자산운용 목표를 10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는 현재(6조2,000억원)보다 77% 이상 많은 것이다. 우리투자증권도 목표를 내년에는 올해(2조원)보다 많은 3조원으로 잡았고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3개 센터에서 2조7,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부의 중심축이 고액자산가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기관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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