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보통신(IT) 관련주를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은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관련주만 1,633억원어치 매도했다. 이날 외국인 전체 매도액(2,406억원)의 7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로써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6,475억원어치의 전기전자 관련주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특히 이달 삼성전자(-5,892억원), LG전자(-675억원), LG디스플레이(-301억원), 삼성SDI(-235억원) 등 IT업종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의 IT업종 매도세가 이처럼 거센 이유는 2ㆍ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LG이노텍, 삼성전기, 삼성SDI,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IT기업 7곳의 2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4조6,082억원, 7조3,584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1.63%, 영업이익은 63.8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조6,082억원, 6,585억원에 불과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0.7%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0.9% 감소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2ㆍ4분기 영업이익이 755억원에 그치며 지난해보다 83.0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LG디스플레이는 이번 분기 영업손실이 437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적자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국내 IT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보다 안 좋을 것으로 전망되자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선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미국과 중국에서 경기침체를 해소할 수 있는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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