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일 대출 비리혐의로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대한 수사를 착수한 가운데 사태의 초점은 신 사장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로 모아지고 있다. 고소인인 신한은행은 국내외 사외이사들의 이해를 구하고 찬성표를 이끌어내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방어입장에 놓인 신 사장 측도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자신하고 있어 이사회에서의 해임 결정 여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형국이다.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창’과 ‘방패’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이날 오후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 주주들과 사외이사들에게 신 사장을 대출과 관련한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한 이유를 알리고 해임안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2일 오후 국내 거주 사외이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의 전말을 설명했으며 일부 임원을 통해 사외이사들의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라 회장과 신 사장ㆍ이 행장ㆍ류시열 비상근이사(전 한국은행 부총재)와 8명의 사외이사가 있다. 사외이사로는 이사회 의장인 전성빈 서강대 경영대학장과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 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필립 아기니에 BNP파리바 아시아 리테일부문 본부장을 비롯해 김요구ㆍ김휘묵ㆍ정행남ㆍ히라카와 요지 등 4명의 재일교포가 있다. 이중 국내 사외이사 대부분은 라 회장 측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신한금융그룹 측은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측은 최소한 사외이사를 포함해 모두 6표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대표이사 해임안은 이사회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재일교포 측 주주들과 아기니에 본부장의 표심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들 표심이 재일교포와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신 사장에게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사장 측에서 국내 거주 사외이사 중 한명이라도 아군으로 끌어들인다면 해임안 통과를 좌절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어느 쪽이든 박빙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룹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사회 개최는 다음주 후반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기니에 본부장이 최근 빙모상을 당해 홍콩에서 본국인 프랑스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과반수만 참석하면 되기 때문에 아기니에 본부장이 불참하더라도 이사회를 열 수 있다. 하지만 신한지주의 제휴파트너인 BNP파리바에 대한 예의상 신한그룹이 이를 강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도 “사안이 중대한 만큼 모든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격식을 차려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BNP파리바 측에서는 라 회장이나 신 사장 중 어느 편을 들기 곤란한 입장이기 때문에 아예 불참을 통보하고 기권할 가능성도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