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다가올 중국 경제 변화(성장 혹은 경착륙)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성장속도와 질이 결정될 것이다.” 정상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렇게 진단하며 중국 경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위기시스템 가동 등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든 올림픽 이후 경착륙에 접어들든 간에 차이나 리스크는 성격을 달리할 뿐 필연적으로 한국에 찾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차이나 쇼크는) 무역과 투자ㆍ금융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속 성장, 한국 금융허브 물거품=1조원대의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중국 경제가 지속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한국 경제는 동북아에서 외톨이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표한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성장은) 한국의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국내 제조업의 급격한 구조조정 유발로 연결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의 성장은 위안화 절상 압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원화 환율 하락으로 연결된다. 중국이 외환보유액 다변화에 나서면서 달러 가치는 더 추락, 원화 절상을 가속화시키면서 한국의 대중ㆍ대미ㆍ대아시아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무척 높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상하이ㆍ홍콩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아시아 금융허브 추진도 탄력을 받으면서 우리가 추진하는 동북아 금융중심지 전략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국 성장이 미칠 파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성장을 지속할수록 차이나 머니가 원자재 시장을 휩쓸게 된다. 한국은 치솟는 원자재값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한중 간 기술력 격차는 더욱 좁아져 국내 수출산업의 입지는 약화된다. 수출 기업의 성장세 감소는 국내 제조업의 급격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국 경착륙, 한국 성장률 1.0%포인트 하락=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따른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중국 경제 위기발생은 국제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 금융시장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따라 원화 환율도 요동을 치는 등 시계 제로의 불확실성 국면이 연출될 여지가 매우 높다. 우리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를 고려해볼 때 중국 경제 침체에 따라 대중 수출은 연간 50억달러, 성장률은 1.0%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시장 침체는 한국의 대중국 진출 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자칫 글로벌 생산기지의 붕괴로 연결될 여지가 적지않다. 현재 삼성ㆍLG를 비롯해 1만5,000여개의 기업이 중국을 내수 및 해외 수출 거점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건수 기준으로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문제는 중국 경제 경착륙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동시에 겹쳤을 때다. 이렇게 되면 중국 경제의 침체 골도 깊어지고 이에 맞춰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강대창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약화될 경우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국내 금융시장으로 위기가 전염된다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차이나 쇼크는 중국 경제의 성장ㆍ침체와 상관 없이 한국 경제로서는 숙명이다. 민관 합동의 차이나 워치 시스템 가동 등 성장ㆍ경착륙 등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