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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에 오르한 파묵] 작품세계

종교·동서양 문명충돌등 터키 현대사회의 갈등 묘사<br>쿠르드 민족 박해등 비판 '터키 모욕죄' 기소 되기도



오르한 파묵은 수년간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는 1952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이스탄불대학에서 건축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23세(1974년)에 소설가가 될 것을 결심 한 뒤 대학교를 중퇴하고 창작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1982년 첫 소설 ‘제브뎃씨와 아들들’로 터키의 대표적 문학상인 오르한 케말 소설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두 번째 소설 ‘침묵의 집’으로 마다라르 소설상을 받으며 단번에 터키 대표 작가로 부상했다.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은 1985년 발표된 세번째 소설 ‘하얀 성’. 이 책은 영어로 번역되면서 오르한 파묵을 국제적인 작가 반열로 끌어 올렸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파묵을 두고 “동양에 새로운 별이 떴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파묵은 이후 ‘흑서’(1990년), ‘새로운 인생’(1994년), ‘내 이름은 빨강’(1998년), ‘눈’(2002년), ‘이스탄불’(2005년) 등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그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내 이름은 빨강’, ‘눈’은 터키어로 쓰인 작품으로는 처음 40개국 언어로 번역ㆍ출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파묵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파묵은 지난 2005년 터키 정부로부터 ‘터키 모욕죄’로 기소당하면서 또 한차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파묵이 터키의 전신인 오토만제국이 20세기 초에 저지른 아르메니아 대학살과 쿠르드 민족에 대한 박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예정보다 한 주 늦춰진 것도 오르한 파묵의 수상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오르한 파묵이 기소상태에 있다는 점을 들어 한림원 내에서 그의 수상을 미뤘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터키 법원은 유럽연합(EU) 의회와 유럽 문단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결국 지난해 12월16일 기각처리했다. 파묵의 대표작인 ‘내 이름은 빨강’은 16세기 말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이슬람 전통 ‘세밀화’를 그리는 화가들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회화 화가들 사이의 갈등을 소재로 이슬람 근본주의와 세속주의, 세계화와 지방주의, 서구문명과 동양문명간 충돌을 다뤘다. 종교와 지역간 갈등에 대한 그의 관심은 최신작 ‘눈’으로 이어진다. 폭설이 내린 터키 동북부 국경 지역의 카르스를 배경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근대화론자들 사이 무력 충돌과 사랑을 그린 눈은 현대 터키사회를 심도 깊게 다룬 수작으로 평가된다. 오르한 파묵은 지난해 5월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 했었다. 국내에는 ‘내 이름은 빨강’(민음사ㆍ2004년), ‘눈’(민음사ㆍ2005년), ‘하얀성’(문학동네ㆍ2006년) 등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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