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주가지수나 금리ㆍ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들어 주가지수연계펀드(ELF)나 농산물 펀드 등 파생상품 펀드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서 가장 많이 쏟아지는 파생상품 펀드는 ELF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지수가 오르면 수익을 얻을 수 없는 녹아웃(knock out) 옵션이나 조기상환이 가능한 오토콜(auto call) 조건을 갖춘 펀드가 많다. 최근에는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최고 연 20% 내외의 수익이 보장되는 ‘스텝다운(step down)’형이 인기다. 스텝다운형은 주가지수가 오르거나 내려도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변동장세에 유리하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달 중 만기가 1년6개월인 ‘PCA 친디아 스텝다운’과 ‘PCA 차이나브라질 스텝다운’을 출시한다. 이들 상품은 모두 스텝다운형으로 각각 중국과 인도, 중국과 브라질 관련 주가지수에 연동된다. 6개월 후의 주가지수가 1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조기 상환되며 연 20% 내외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12개월 후에는 20%, 만기시에는 40%로 조기상환 기준이 떨어진다. 씨티은행은 이달 스텝다운형 상품을 2,000억원 판매했으며 최근에는 신흥시장 금리나 밀과 콩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았다. 기업은행도 오는 27일까지 SK에너지와 LG디스플레이 주가에 연동하는 ‘그랑프리 골든벨 주가연계 파생상품’을 판매한다. 스텝다운형으로 2년 만기에 연 1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들어 파생상품 펀드를 3,100억원 팔았으며 신한은행도 원유와 농산물에 투자하는 ‘SH 커머더티 채권투자신탁’ 등으로 747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하지만 파생상품 펀드의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스텝다운형 상품에 투자할 때는 녹인(knock in), 녹아웃 지수를 확인해야 한다. 녹인 지수보다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는 그만큼의 원금손실을 입는다. 또 개별 회사의 주가를 기준으로 운용되는 상품보다는 주가지수에 연동한 것이 변동성이 낮아 안정적이다. 아울러 주가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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