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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사문화] 제조업 공동화 '현실로'

코오롱등 섬유업계 줄줄이 中·동남아行"이제 한국에서는 더 이상 사업할 수 없다. 한국에 있는 모든 생산시설을 중국 등 해외로 옮겨가는 게 차라리 낫다." 지난 2001년 화섬업계의 노사분규가 극에 달했을 때 효성의 조정래 전 사장이 노조의 불법파업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당시 울산지역에 있는 효성, 고합, 태광산업 등의 화섬노조는 회사측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에 맞서 4개월동안 공동연대파업을 벌였다. 이미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던 화섬업체들에게 구조조정을 하지 말라는 것은 공장 문을 닫으라는 것과 다름 없었다. 실제로 이들 업체들은 파업사태이후 중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새로운 생산기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국내 신규투자는 전혀 없이 중국 투자에만 집중하고 있다. 효성은 중국 저장성에 2억달러이상을 투입, 연 8,000톤 규모의 스펀덱스 공장, 연 1만1,000톤 규모의 타이어코드 및 산자용사 공장, 연1만5,000톤 규모의 폴리에스터 및 스틸 타이어코드 공장 등을 짓고 있다. 이들 공장은 모두 올 4월에서 10월까지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이 밖에 코오롱(타이어코드), 휴비스(폴리에스테르 단섬유), 태창(면직물), 도레이새한(부직포), 태광산업(스판덱스) 등 대부분의 섬유업체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거나 검토중이다. 이들 기업들이 모두 노사분규 때문에 해외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국내 노사문제는 인력확보나 인건비 문제, 시장선점이나 수요창출 등 경영전략적인 문제들과 함께 이미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인 된 지 오래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1,158건으로 2001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했다. IMF환란 이후 제조업을 포함한 전산업의 해외진출은 98년 608건에서 2001년 2,091건으로 무려 3배이상 급신장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2001년 국내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36억달러인데 반해 외국인의 국내 제조업투자는 25억달러로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더 많았다. 이 같은 추세가 몇 년간만 더 지속되면 국내 제조업 기반이 송두리째 뽑히고 말 것이란 게 업계의 지적이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제조업의 공동화는 고비용ㆍ다규제로 표현되는 국내 기업환경의 악화가 주요인이지만 호전적인 노조와 반기업적인 사회정서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차기 정부에서도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계속되고 노동쟁의의 준법화가 확립돼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탈한국 엑소더스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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