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4년 전만 못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7조원 규모의 25개 구금고들이 개별 입찰을 실시하면서 서울시금고 선정에 따른 메리트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서울시금고 입찰에 과감한 베팅을 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이 서울시금고와 25개 구금고를 독식하다시피 했던 구도에도 균열이 예상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서울시금고 은행 선정을 위한 제안서 마감 결과 4개 주요 은행이 모두 접수에 응했다.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은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향후 10여일 내에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내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시 예산은 물론 기금·유휴자금 관리 등을 총괄하게 될 은행을 선정하게 된다. 우열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는 뭐니 뭐니 해도 은행들이 써내는 사회협력비 출연금 규모인데 여기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올해 25개 구금고들이 개별 입찰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이때까지는 서울시금고에 선정된 은행은 나머지 25개 구금고도 수위계약을 통해 자동적으로 가져갔다. 실제 서울시금고 은행인 우리은행은 용산구와 강남구를 제외한 23개 구금고은행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전행정부가 부정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관련 예규를 개정, 올해부터 25개 구금고는 별도로 입찰을 실시한다.
이런 변화로 은행 입장에서는 오는 9~10월에 있을 구금고 입찰 때도 사회협력비를 제안해야 돼 서울시금고 입찰 때 과감한 베팅을 하기가 애매해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4년 전 1,500억원 이상을 써 서울시금고를 따냈는데 올해는 구금고를 가져간다는 보장이 없어 무리하기 쉽지 않다"며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구금고는 서울시와 달리 복수로 은행을 선정할 수도 있어 우리은행 독식 구조가 옅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금고에 선정되면 여전히 구금고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번에 제안서를 낸 한 은행의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에게 기회가 많이 생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개별 입찰을 하지만 정보기술(IT) 등 시스템적으로 서울시에 의존적이던 구청들이 서울시와 완전히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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