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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무지개여신

하늘로 간 여자친구… 뒤늦게 사랑을 회상하다


90년대 일본 대중예술인 중 이와이 ??지만큼 한국에 미친 영향이 큰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일본문화 개방 이전인 90년대 중반 영화 '러브레터'가 불법복제 비디오로 이땅에 들어온 이후 그의 개인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감수성에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만큼의 영향력은 없지만 아직까지도 이와이 ??지라는 이름은 하나의 굳건한 브랜드로 남아있다. '무지개 여신'은 이 '이와이 ??지'라는 이름을 브랜드로 달고 나온 영화다. 포스터엔 이와이 ??지 작품이라고 나와있지만 그가 감독한 영화는 아니다. 대신 그는 각본에 참여하고 프로듀서를 맡았다. 덕분에 직접 감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감수성이 영화 속에 그대로 녹아있다. 영화는 한 대학 영화동아리를 배경으로 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대학 영화연구부에서 함께 '지구최후의 날'이라는 단편영화를 만들며 특별한 친구가 된 아오이(우에노 주리)와 토모야(이치하라 하야토). 어느새 아오이는 토모야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 둔감한 토모야. 그렇게 두 사람은 사회에 나가고 아오이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하늘 위에 직선으로 떠 있는 신비한 무지개가 뜬 날, 아오이의 죽음을 알리는 소식이 날아온다. 토모야는 그녀의 죽음을 계기로 두 사람의 만남을 떠올린다. 남자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옛 사랑을 조용히 반추해보는 '러브레터'처럼 '무지개 여신'도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를 조용히 돌아본다. 그리고 그게 사랑임을 알린다. 그들의 관계를 따라가는 영화의 시선이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다. 영화 속 두 사람처럼 관객들도 둘의 사랑에 조금씩 젖어 든다. 때문에 끝내 말하지 못하고 메모로만 남긴 "끈기 없는 점도 좋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점도 좋아. 둔감한 점도 좋아. 웃은 얼굴이 가장 좋아"라는 아오이의 고백이 영화에 흐르는 순간 가슴이 울린다. 끈기 없고 둔감한 남자마저도 좋아하는 그런 사랑. 서로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오래된 인연이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엔 이런 멜로 영화적 감수성 외에도 청춘영화다운 풋풋함도 가득하다. 특히 회상장면에서 등장하는 영화 동아리의 모습은 마치 80년대 세대들이 열광하던 '우리들의 천국'류의 드라마 속 대학처럼 열정이 넘친다. '스윙걸즈'의 우에노 주리, '하나와 엘리스'의 아오이 유우 등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젊은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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