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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환율에 수출中企 우왕좌왕

11일 11원 급락 1,043원 이달 일중변동폭 평소 2배…가격협상도 주간단위로

“언제쯤 헤지(위험회피)를 해야 되지요. 원ㆍ달러 환율이 정말 1,150원까지 올라가나요.” (경기도 전자업체 K사장) “하반기에도 달러당 1,000원대가 붕괴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안산공단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관계자)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환율관리에 취약한 중소 수출기업들이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7월 들어 원ㆍ달러 환율 하루 변동폭은 9원으로 지난 6월의 월평균 변동폭 4원40전보다 두배 가량 커졌다.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50원대를 돌파했던 5일에는 원ㆍ달러 환율 하루 변동폭이 무려 16원90전에 보인 후 강한 상승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11일 원화 환율은 주가 급등과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소식으로 지난주 말보다 11원10전이나 급락한 1,043원70전으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하락폭은 4개월 반 만의 최대치다. 원ㆍ달러 환율이 이처럼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면서 중소기업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에 대한 장기전망도 엇갈려 수출업체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환율이 조만간 1,080원 위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부터 글로벌 달러 약세(환율하락)가 다시 시작됐다는 의견까지 한꺼번에 흘러나오고 있는 것. 일단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에서 벗어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경기도에서 전자업체를 운영하는 K사장은 “3월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졌을 때 손해를 감수하면서 헤지를 했는데 회복될 줄 알았다면 좀 더 신중할 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수출비중이 많은 시계업체 SWC는 올해 초 90%에 달하는 달러화 결제 비중의 일부를 유로화로 전환하려던 방안을 최근 백지화했다. 김동순 SWC 사장은 “한때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950원까지 낮춰 잡으며 결제통화를 다양화하려 했으나 요즘은 1,080원까지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이 같은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 변동성이 심해지자 경영목표를 수시로 뒤집는 게 일상적인 업무가 돼버린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명품가방 제조업체인 시몬느는 최근 주간 단위로 환율 변동에 맞춰 수입 및 수출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환율 급변동을 바라만 보는 중소 수출업체들이 늘면서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가입실적도 눈에 띄게 줄었다. 수출보험공사에 따르면 10일까지 환변동보험금은 4,376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8,583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1,000원대가 붕괴된 후인 지난 3월 2조7,000억원이나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환율 상승에 대한 과도한 기대나 급락에 대한 지나친 우려감을 갖지 말고 환 관리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수 수출보험공사 환변동보험팀 차장은 “선물환을 투기적으로 이용하려 할 경우 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며 “환율 수준과 관계없이 헤지에 나서는 것이 기업의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입업체들은 선물환 및 옵션 등으로 환리스크를 헤지하고 수출업체는 네고 등으로 달러 매도를 유예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반면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환율 급등락 시기에는 환율관리 자체가 별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기업 73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기업의 29%만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환 관리를 하는 업체는 전체의 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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