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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중 하나는 인구구조 문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과 중국의 인구구조를 비교하면서 오는 205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중국은 26%로 높아져 미국(21%)을 앞지르는 등 고령화가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050년이 아니라 2030년으로 한정해 본다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첫째, 노동 공급 여건은 아직 괜찮다. 15~64세 경제활동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을 정점으로 하락하지만 노동 인구의 절대적 숫자는 2030년까지 9억명을 웃도는 수준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 또한 노동 인구 중 핵심 연령층에 속하는 30~54세 그룹의 비중을 보면 2010년 51.7%에서 2030년 51.9%로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고령화될 때와 달리 도시화율이 낮아 노동 인구가 농촌으로부터 공급될 수 있다. 현재 54% 정도에 이르는 도시화율을 2020년까지 6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목표다.
둘째, 중국은 인구배당금 효과가 2015년 전후로 정점에 이르지만 이후 완만한 움직임을 보인다. 인구배당금을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총부양비율(15세 미만과 65세 이상 인구수를 15~64세 인구수로 나눈 것)을 쓰는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인구배당금 효과가 크다. 2015년 전후로 총부양비율은 저점을 형성하지만 이후 상승 속도가 매우 느리다. 현재 40% 수준인데 2020년까지도 큰 변화가 없다가 2030년이 돼야 50% 정도에 머무른다. 반면 도시화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인구배당금 효과가 약해지는 부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고령화 진전 속도가 아직은 빠르지 않다.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14%가 되는 것이 중국은 2027년쯤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여유가 있는 셈이다. 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의 현재 연령대는 44세에서 52세로 젊은 편이다. 베이미부머 이후 세대를 보면 '한 자녀 정책'으로 10년 정도 출생자 수가 낮지만 베이비붐 에코 세대가 현재 24~29세의 연령층을 형성하고 있다. 2030년이면 이들은 40~45세로 소비와 저축의 핵심 연령층이 된다. 이는 인구구조가 급작스럽게 악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넷째, 과거와 같은 풍부한 노동 공급이 줄어들면서 임금이 상승하는 것을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업의 소득을 가계로 옮기는 효과가 있다. 이는 내수 기반 경제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인구구조의 부작용에 노출되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15년 정도까지를 본다면 부정적이지는 않다. 인구구조 변화가 완만해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대처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너무 장기의 이야기를 지금 서둘러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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