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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加정전 의미] 국가 인프라,비상대처 중요성 부각
입력2003-08-15 00:00:00
수정
2003.08.15 00:00:00
정구영 기자
미 북동부와 캐나다 일부에서 발생한 14일의 대규모 정전 사태는 일시적이고 테러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기술적 사고만으로도 도시기능 마비는 물론 금융시장과 상품시장, 그리고 산업체 조업에까지 일대 혼란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개연성을 비쳐준 사건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또한 이에 따라 인프라 시스템에 대한 비상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새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증권회사인 베어스턴스는 Y2K(컴퓨터의 2000년 연도 인식 오류)와 9.11 테러 사태 이후 돌발사태가 일어날 개연성에 대비한 대책으로 이번 정전 사태가 사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컴퓨터 해킹 및 프로그램 오류 등 유사 사태의 재발 및 사고 후유증을 전연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실제 일부 시민들은 지난 1977년 7월 13일 25시간이나 계속된 뉴욕의 정전 사태 당시 발생한 대규모 약탈 등의 악몽을 되새기기도 했다. 당시 뉴욕은 전체 상점 중 1,700 곳 이상이 약탈 당했고, 브룩클린의 경우 전체 블록의 4분의 1인 30개 블록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직후인 15일 현재 구체적으로 집계된 바는 없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정전 사태가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을 가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와 뉴욕 상품거래소는 정규 거래를 차질 없이 마쳤으나 정전 사태로 시간외 전자거래는 차질을 빚었다. 특히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전 자산인 국채와 원유 가격은 오르는 반면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CNN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태 여파로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 중 한 때 4.39%까지 떨어졌으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 인도분은 시간외 거래에서 1% 이상 급등했다. 반면 유로 당 1.1244 달러에 거래되던 달러화는 1.1338 달러까지 하락했으며, 주가지수 선물들 역시 급락 양상을 보였다.
한편 이번 사태는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제조업계는 물론 유통업계에도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북미지역 32개 공장 중 23곳에서 생산 차질을 빚었으며,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역시 정전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북동부 지역에 위치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으며, 유통 업체들 역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가정용 건축자재 소매업체인 홈 디포는 정전 사태로 인한 판매점들의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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