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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2주년을 기념해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10' 국제학술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올해 주요20개국(G20) 의장국을 맡은 한국이 출구전략과 금융규제ㆍ금융안전망 구축 등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에 대한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한 세계 유일의 경험이 있는 한국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파트너십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기획된 이날 글로벌 코리아 학술회의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 등 세계 대표적인 싱크탱크 대표들은 물론 맥킨지&컴퍼니, 오길비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표들이 대거 참여하며 성황을 이뤘다. ◇"한국은 새로운 지위의 역할 고민해야"=기조세션인 '국제시각에서 본 대한민국 2020 대 전망'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이 숨가쁘게 경제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은 지금까지의 노력을 넘어 새로운 지위에서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손튼 브루킹스연구소 이사장은 "한국은 국가적 목표를 정하면 단기간에 달성한다는 것을 보여줘왔다"며 "G20 의장국으로 국가브랜드를 높일 기회를 가진 만큼 고유의 기술력을 이용해 새로운 발전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그레이브스 오길비PR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가 한국과 사랑에 빠지고 싶어하는데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모른다"며 "향후 기업과 외국인 투자유치에 있어 디자인 사고와 결합해 큰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스틴 이푸 린 세계은행 부총재는 "글로벌 경제회복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위기에서 잘 회복된다면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으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동아시아 경제위기를 극복한 경험과 경제발전 경험이 있는 한국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G20 의장국으로 글로벌 리더십 발휘해야"=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제 금융개혁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시점에 한국이 주요 현안을 주도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특히 오는 11월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G20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경제불균형 문제, 금융안전망 구축 등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에 대한 논의를 이끌고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파트너십에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G20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은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데 있다"며 G20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고프 교수는 "G20가 성공적으로 지속되려면 금융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과 금융위기 당시 합의된 정책에 대한 후속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금융기관 파산절차 명확화, 단기차입에 대한 강력한 규제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크하르트 도이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원장은 "과거 최빈국이던 한국이 DAC 회원국으로 성장한 것은 선진국이 후진국을 도와준다는 전통적인 국제관계를 해체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한국이 원조를 통한 경제개발의 모범국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같은 조언과 관련, 오찬연설에서 "우리나라는 G20 의장국으로서 금융규제ㆍ감독체제 및 국제 금융개혁과 글로벌 불균형 해소 등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의제화할 것"이라며 "자립성장 체제 구축에 필요한 발전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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