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업체들의 자사주 취득이 주가 안정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후 주가가 반짝 상승하지만 매입기간 동안 주가는 제자리를 찾거나 오히려 지수 대비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지수가 고점을 찍은 지난 5월2일 이후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자사주 취득을 시작해 현재까지 매수를 마친 업체는 총 14곳이다. 이 중 9곳이 자사주 매입기간 동안 주가가 떨어졌다. 하락장세를 고려해 지수 하락률과 비교해봐도 주가가 내린 종목은 6개에 이른다. 가온미디어는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5월27일부터 6월10일까지 한주당 평균 1만466원에 자사주 10만주를 취득했다. 취득 공시를 낸 5월23일 주가는 1.44% 상승했지만 실제 취득기간 동안 주가는 6.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지수가 2.85%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급락 수준이다. 게다가 가온미디어는 자사주 매입을 마친 후에도 주가가 계속 떨어져 자사주 취득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했을 뿐더러 앉아서 큰 손해를 봤다. 현재가(6,140원)와 평균 매수가(1만466원)의 차익만큼 손실을 입은 것. 디에스엘시디도 같은 목적으로 5월13일부터 6월3일까지 자사주 50만주를 평균 4,520원에 매입했다. 역시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낸 4월24일 주가는 1.40% 상승했다. 취득기간 동안 지수는 1.79% 빠지는 데 그쳤지만 주가는 21.06%나 추락했다. 이 회사는 6일에도 ‘자기 주식의 가격 안정과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목적으로 자사주 50만주 취득 공시를 내 또 한번 주가가 반짝 상승(3.11%)했다. 이외에 코위버ㆍ코디너스ㆍ단성일렉트론ㆍ효성오앤비 등이 자사주 취득에도 불구하고 주가 안정에 실패한 업체들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체들에 대한 불안한 투자심리나 실적 부진 등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매입은 보통 주가가 많이 떨어진 업체가 실시한다”며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기보다는 펀더멘털을 감안하고 수급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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