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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장기 파업에 하청·협력업체 위기

가동 중단·감축 속 '노사 양보 타결' 소망

"정말 해도 너무 하는 것 같아요. 고래싸움에새우등 터지는 꼴도 아니고..." ㈜코오롱 구미공장의 파업이 두달 넘게 계속되면서 이 회사와 관련된 협력.하청업체들이 도산 직전의 위기에 처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오롱의 임.가공 협력업체로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한 화섬사(絲) 가공업체의 대표 A(56.여)씨는 최근 30명인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기 위해 공장과 기계를담보로 은행대출을 받기로 했다. A사장은 처음에는 '파업이 곧 끝나겠지'하는 생각에 직원들의 7-8월 월급은 그럭저럭 해결했지만 직장폐쇄 등 파국으로 치닫는 코오롱의 파업사태를 보며 조만간지급해야 할 9월분 월급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A사장은 얼마 되지 않는 월급에 그마저 일감이 줄어 힘들게 살고있는 직원들의생활고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이처럼 마음 먹었다. 코오롱 구미공장에서 폴리에스테르 등 반원사를 넘겨받아 가연.혼섬 등의 작업을 해 원사로 가공, 직물업체에 넘기는 이 회사는 파업이 시작된 뒤부터 원재료의공급이 거의 끊겨 줄곧 직원의 ⅓과 가연기.연신기 등 기계의 ⅔를 활용하지 못했다. 이 같은 반쪽자리 공장운영이 계속되면서 A씨의 회사는 파업이후 어림잡아도 2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계속된 파업으로 손실액이 600억원대에 달한다는 코오롱과 비교했을 때 큰 액수는 아니지만 기업 규모를 감안하면 도산 직전의 상황까지 내몰린 셈이다. 이 때문에 직원 월급과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에도 여유가 없어진 것은 물론 파업사태 해결 뒤에도 공장을 돌리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계속된 경기침체에다 대표적 사양업종인 섬유를 다루고 있어 어려움이 많은 데 두달 넘게 계속된 파업은 이 회사 대표는 물론 직원들까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게 하고 있다. 이 회사처럼 코오롱 구미공장의 파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협력.하청업체는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지역에만 100여개. 이들 업체는 대부분 지난 6월 말 코오롱 구미공장이 파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파업사태가 바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2개월 넘게 파업이 지속되면서 상당수가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축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속 이대로 가다가는 조만간 도산하는 업체가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크게 걱정하고 있다. 특히 협력.하청업체 업주들은 코오롱 노사가 자기들의 입장만 중시, 파업사태가기약없이 계속되고 있고 당국 역시 강건너 불 보듯 아무런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데대해 불안감과 섭섭함 속에 사태추이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A씨는 "아무리 법적 근거를 가지고 하는 파업이라고 하지만 하청.협력업체 직원들보다 훨씬 좋은 근로조건을 갖춘 대기업 직원들인 만큼 노.사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 하루 빨리 파업사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구미=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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