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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채널'이 바뀐다] <2> '방카' 유통혁명
입력2005-08-09 16:56:02
수정
2005.08.09 16:56:02
보험업 '변화의 核'으로…도입 1년7개월만에 6조7,229억 실적 올려<br>은행권 판매망·영업력 결합…시판 초기부터 신기록 행진
지난 2003년 4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 30년 만에 전면 개정된 보험업법에는 2003년 8월부터 방카슈랑스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어 6월에 확정된 시행령에는 방카슈랑스 제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라는 새로운 영업채널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지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2003년 9월 방카슈랑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보험업계는 은행의 거대한 판매망과 강력한 영업력을 새삼 실감했다. 영업 개시 두달여 만에 방카슈랑스 영업을 통해 들어온 초회보험료가 1조1,000억원을 넘어섰고 4개월 만인 12월 말에는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신기록 행진에 나섰다.
2003년 9월부터 올 3월 말까지 1년 7개월 동안 방카슈랑스 영업으로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수입보험료 기준)은 무려 6조7,229억원에 달한다. 1단계 허용상품인 연금ㆍ저축보험 기준으로 설계사ㆍ대리점ㆍ텔레마케팅 등 모든 채널이 같은 기간 거둬들인 초회보험료의 41.6%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조두행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부장은 “최근까지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 판매는 일시납 상품 위주로 이뤄졌다”며 “이는 은행 예ㆍ적금에 집중됐던 금융자산이 연금보험과 같은 다른 금융상품으로 분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방카슈랑스 이전에 보험사가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위축됐던 연금ㆍ저축보험 시장이 방카슈랑스 도입과 함께 다시 활성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6,500여개에 달하는 점포와 수수료 수익 확대에 집착했던 은행의 영업 강화도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 판매의 폭발적인 증가에 한몫 했다.
방카슈랑스는 연금ㆍ저축보험 위주로 판매가 제한된 1단계(2003.9~2005.3) 시행과정에서 기존 설계사의 대량 감축 우려와 대출을 연계한 보험 판매 등 몇 가지 부작용이 제기되면서 당초 확대 일정이 전면 수정됐다.
그러나 보험전문가들은 방카슈랑스가 여전히 보험산업의 변화를 촉발시킬 ‘유통혁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성민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수정된 방카슈랑스 단계별 확대 일정이 마무리되면 방카슈랑스는 더욱 강력한 보험산업 변화의 핵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방카슈랑스 대상 상품 중 자동차보험을 제외하자는 주장 역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카슈랑스가 도입돼 국내 보험영업에 일대 개혁을 일으킬 즈음 영국계 생보사인 PCA는 새로운 영업전략을 추진한다. 2003년 11월 홈쇼핑 방송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국정욱 PCA생명 마케팅팀 차장은 “당시 홈쇼핑 열풍을 고려했을 때 보험상품의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를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홈쇼핑 판매는 방송과 기존 텔레마케팅을 결합한 형태의 영업방식. 홈쇼핑을 통해 상품정보를 얻게 된 고객이 전화를 이용해 가입하는 방식이다. PCA생명의 첫 방송이 ‘대박’을 터뜨린 후 중소형 보험사는 홈쇼핑 업체와의 제휴에 본격 착수했다. 홈쇼핑 영업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2003회계연도(2003.4~2004.3)에 보험업계의 홈쇼핑 영업 매출은 159억원. 그러나 홈쇼핑 판매의 효과가 갈수록 커지면서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 보험사들도 방송이라는 신채널을 활용하게 됐고 2004회계연도 홈쇼핑 매출은 1,155억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전년 대비 무려 628% 성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신문식 보험개발원 연구위원은 “홈쇼핑 판매의 성공은 무엇보다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의 필요성을 느낀 고객들의 자발적 가입이 홈쇼핑 영업의 성장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영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신채널의 발굴과 소비자들의 인식변화, 이 같은 추세는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유통구조가 앞으로는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이런 변화의 양상은 전통적인 영업 채널인 설계사ㆍ대리점의 체질 개선과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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