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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실적 뻥튀기' 여전

85곳중 60곳 작년 실적 예상치보다 낮아<br>4곳은 50%이상 밑돌아… "규제 강화해야"


지난해 3월 한 코스닥 상장사는 공시를 통해 "2009년 매출액 240억원,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52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 뒤인 올해 3월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매출액은 32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5억원, 17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매출액을 87%나 높여 잡아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준 셈이다.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뻥튀기가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실적예측공시를 한 12월 결산 코스닥 기업 가운데 불성실공시법인 3개 업체에 대해 1일간 매매거래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조사결과 지난해 실적예측치를 공시한 85개 기업 가운데 실제 실적이 예측보다 낮은 기업은 76%인 60개였다. 4개 업체는 실제 실적이 예상보다 무려 50% 이상 낮았고 30% 이상 틀린 기업도 14개에 달했다. 예상치를 웃돈 기업은 25개에 불과했다. 문제는 업체가 발표하는 실적예상치가 투자정보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에 경고를 받은 A사의 주가는 지난해 실적예측치를 공시한 이튿날 6.45% 올랐고 B사는 발표 당일 4.32% 상승했다. 해당 업체들은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의 경고를 받은 A사의 관계자는 "국내외의 악재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주장했고 B사는 "사업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적예측공시와 실제 실적의 차이가 일정 수준 이상인 업체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지난 2008년부터 실적예측공시와 실제 실적을 비교해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날 경우 벌점을 부여하고 매매를 1일 정지하는 등 제재를 하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건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실적예상치를 부풀린다 해도 지금은 사후규제라 이런 사안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관계 당국에서 사후규제가 실효적인지 검토하고 사전규제 성격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예측공시를 하기 전에도 예상 실적이 변경될 경우 재 공시를 한다든지, 객관적 근거로 예측을 한다든지 하는 상세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실적예측공시에 대한 계도활동 및 심사ㆍ 제재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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