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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자동차와 이동전화기
입력1999-04-05 00:00:00
수정
1999.04.05 00:00:00
휴대폰 가입자가 1,800만명을 넘어섰다. 3월 한달에만 300만명이 이 대열에 참여했다. 4월부터 단말기 보조금을 없애는 「특수」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휴대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새로운 현상이 하나 생겼다.「휴대폰 역기능론」의 부각이다. 휴대폰 서비스업체들과 이용자들은 정부의 정책과 언론으로 부터 집중적인 견제와 비판을 받고있다. 휴대폰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는 뉴스다. 서비스업체들의 입장에서 볼때는 「억울할 일」(다른 업종에서도 많이 나타나는)도 많지만 휴대폰에서는 크게 부각된다.
이 현상을 보면 자동차가 떠오른다. 90년 이후 자동차가 걸어온「험한 길」은 크게 4단계. ▲1단계(본격적인 자동차 대중화시대 개막)→▲2단계(자동차의 역기능 집중 부각)→▲3단계(자동차 공급 억제 정책)→▲4단계(이용자의 비용부담 가중).
90년대 들어 자동차는 한해에 100만대 이상이 보급됐다. 자동차에 대한 역기능론은 단하루도 빠짐없는 단골뉴스가 됐다. 자동차는 「달리는 흉기」였다. 이를 빌미로 정부는 각종 규제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보급 1,000만대를 넘어서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규제는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지금. 자동차 이용자들은 구입에서 이용까지 「세계 최고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자동차에 붙는 세금은 13가지나 된다. 단일 품목에 붙는 세금으로는 세계기록이다. 종류가 많다보니 세금액수도 「세계 정상급」이다. 그 불똥은 연관산업으로 번졌다. 휘발유에 목적세인 교통세에다 교육세까지 붙어 소비자가격의 80% 가까이가 세금이다. 물론 비율이나 금액면에서 「세계 정상급」이다.
자동차의 길에서 볼때 휴대폰은 지금 2단계에서 3단계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전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누리는 휴대폰의 편리함과 경제적 효과는 한마디도 없다. 그리고 단말기 보조금을 없앴다. 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소비자들의 초기부담을 줄여주는 혜택일 수 있다. 더구나 소비자 스스로의 뜻에 따른 선택이다.
자동차에서 그랬듯 휴대폰에 가해지는 여러가지 규제와 압력은 우리에게 다시한번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업체의 권리와 소비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정책은 바람직한 것인가. 상대적으로 빈곤한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이동전화의 장점을 누릴 새로운 세대에게 부담을 더 주는 정책은 바람직한가. 그리고 역기능의 여론몰이를 통해 소비자 부담이란 결론을 이끌어내는 정책은 합당한 것인가.
서비스업체들이 「휴대폰 규제론」에서 별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데 모두 공감한다 해서 그것이 소비자 부담과 규제의 논리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
朴遠培 기획특집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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