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탕시장은 철저하게 독과점이다. CJ제일제당ㆍ삼양사ㆍ대한제당이 국내 소비량의 97%를 공급한다.
3사의 영향력이 강하다 보니 수입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무관세를 적용하는 할당관세의 경우 설탕은 지난해 30만톤이 배정됐지만 실제 수입물량은 1만5,000톤에 그쳤다.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설탕의 원료인 국제 원당 가격은 지난해 1ㆍ4분기 톤당 675달러에서 올해 1월 530달러로 21.5% 떨어졌지만 국내 설탕 가격은 지난해 3월 ㎏당 1,127원으로 9.8% 오른 후 그대로다. 원가가 낮아진 만큼 가격도 인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셈이다.
시장도 독과점 형태의 이점을 잘 알고 있다. 정부의 설탕 수입 조치 소식이 전해지자 CJ제일제당 주가는 이날에도 2.8%가 넘게 빠졌다.
실제 이들 회사의 영업이익은 적지 않다. 대한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7%나 증가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4,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그러나 업체들은 불만이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설탕사업 부문은 지난해에도 적자였다"며 "원당이 급등할 때는 정부의 요청에 설탕 가격을 놔뒀는데 이제 와서 가격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마치 제당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과거 몇 년간 원가는 3배 정도 올랐는데 실제 설탕 값 상승분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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