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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가 ‘한국 경제의 적’

■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 지음, 부키 펴냄)



장하준(위쪽)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에 늘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도대체 정체가 뭐냐’는 것이다. 흔히들 문제 삼는 재벌 체제가 매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옹호하는 것을 보면 보수라고 볼 수 있는데 난데없이 노조편을 드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진보 성향인 것도 같고, 정부 개입을 적극 옹호하는 것을 보면 박정희를 찬양하는 수구 세력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자본 시장 자유화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까지 내 놓는 것을 보면 좌파적 민족주의라고 할 수도 있다. 도무지 하나의 단어로 꼬리표를 달기가 힘들다. 지난 2003년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뮈르달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에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은 장하준 교수는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와 대담을 통해 한국경제의 근원적 문제점들을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물론 이 대담을 통해 그는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낸다. 장 교수는 최근 우리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한국 경제를 좀먹고 있다고 비판한다. 신자유주의는 금융자본 등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는 ▦저투자 ▦저성장 ▦유연한 노동정책 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성장중인 한국경제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신자유주의는 기업들이 이익을 투자에 쓰는 것이 아니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이익에 쓰기 때문에 기업 발전이 침체되고 결국 장기적인 경제 침체 현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정희 체제가 경제 발전에 성공한 이유는 독재(반 민주주의)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비자유주의적 정책을 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긍정하는 점은 그 비자유주의적 측면이지 반민주주의적 측면이 아니다. 우리의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비판 역시 경제, 사회, 노동, 복지 등의 개혁정책에서 나타나는 그 자유주의적 측면일 뿐 정치, 외교, 국방, 사법 분야에서 개혁정책에 나타나는 민주주의적인 측면이 결코 아니다.” 두 교수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자본의 배를 불리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등을 돌리고 과감히 정부주도형 성장 경제정책을 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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