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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싼 맛에 사지만 뒷맛은 "찜찜…"

잦은 수입조건 위반·검역 중단에<br>소비자들 "믿고 먹어도 되나" 불안


지난 4월 3년4개월 만에 다시 한국땅을 밟은 미 쇠고기는 제한적 수입조건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삼겹살보다 싼 값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해 축산 농가들의 근심은 커졌지만 소비자들의 쇠고기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초기 샘플 형태의 소량 수입에서 미 쇠고기 수입물량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6월부터. 특히 7월 들어 대형마트가 가세하면서 판매에 불이 붙었다. 대형마트로는 처음 7월13일 미 쇠고기 판매에 들어간 롯데마트는 판매 3일 만에 20톤을 팔았다. 국내 최대 할인점인 신세계 이마트는 7월26일 미 쇠고기 판매를 재개, 3일 만에 80톤의 물량을 모두 팔았다. 냉동육 중 알목심(100g당 1,250원)이 가장 인기가 높아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했다. 냉장육 중에서는 진갈빗살(100g당 3,580원)이 판매량의 75%를 차지했다. 수입쇠고기 시장을 장악했던 호주산과 비교해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더 낫다는 소문이 퍼진 게 인기의 비결. 미 쇠고기는 곡물을 많이 먹이고 활동량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뻑뻑한 호주산과 달리 마블링(상강도)이 좋고 고소한 맛이 더 나는 편이다. 이 같은 경쟁력 때문에 미 쇠고기는 수입중단 전인 2003년 수입 쇠고기 시장의 3분의2를 점유했다. 당시 호주산 점유율은 22%에 그쳤다. 미 쇠고기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산지 한우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암소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하락했으며 향후 한우 가격의 선행지표인 송아지 가격 역시 폭락했다. 여기에 미 쇠고기 추가 개방이 결정돼 수입이 금지된 갈비가 들어오면 국내 축산업계의 피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수입시장에서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의 입지도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쇠고기 부위 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등심과 갈비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2003년 수입된 미 쇠고기 19만9,000톤 중 갈비는 13만3,000톤으로 67%에 달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자주 수입조건을 어겨 검역이 보류되거나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미 쇠고기의 광우병 문제도 함께 증폭돼 ‘왠지 찜찜하다’는 게 적잖은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국내의 한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자는 “안전성과 웰빙을 강조해 ‘청정우’ 이미지로 미 쇠고기의 시장확대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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