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LCD특허분쟁 조짐

LG, 佛서 기술특허받아·삼성 "특허료 대상아니다"삼성과 LG간에 LCD(액정표시장치) 특허분쟁이 빚어질 조짐이다. 이는 최근 LCD 특허를 둘러싼 한국- 타이완-일본간 분쟁이 첨예한 가운데 세계 1, 2위 업체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셈이어서 상황 전개에 따라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필립스LCD는 26일 프랑스 CEA사로부터 광시야각 특허 기술의 '서브 라이센스'권한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CEA는 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원천 특허를 다수 보유중인 프랑스 최대의 정부 출연연구소다.

LG가 이번에 획득한 분야는 VA기술(Vertical Alignment, 수직 배향 기술)로, LCD 시장의 주력제품으로 떠오른 17인치 이상의 제품을 만드는데 필수적이다.

'서브 라이센스'란 원천 특허 보유인(CEA)으로부터 특허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여 받는 지적 재산권 활용 전략의 일환. LG필립스LCD는 CEA와 공동으로 삼성전자와 일본 산요, 타이완의 AU옵트로닉스 등으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LG필립스 관계자는 "CEA는 순수 연구소로 특허를 비즈니스화 하는 역량이 부족해 경험이 많은 대기업을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서브 라이센스 획득으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삼성전자인데 일단 이들 업체들과 특허료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각적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움직임은 자체 기술의 보호에 그쳤던 특허개념이 공격적 로열티 창출로 바뀌는 첫 단추로 인식하면 된다"며 "협상에 따라 얻어질 특허료는 원천기술자인 CEA와 LG가 공동으로 나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의 움직임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VA 기술을 원용한 PVA(Patterned Vertical Alignment) 라는 자체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허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LG와 타협을 시도하되 최악의 경우, 다른 특허를 통해 맞대응 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LG와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간에 원만한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LCD업계 전반에 특허 분쟁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