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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민만 울리는 부동산 대책
입력2004-04-29 00:00:00
수정
2004.04.29 00:00:00
10ㆍ29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후 반년이 지났다. 정부는 지난해 투기과열지 구에서 건설되는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청약자격을 강화하고 분양권 전매 도 제한한 5ㆍ23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이어 정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재건축아파트의 폭등세를 막기 위해 아파트를 다시 지을 때 전체 가구수의 60%를 중소형으로 짓도록 의무화하고 투기과열지구 내의 재건축조합원 자격의 전매를 금지하는 9ㆍ5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9ㆍ5 대책 이후에도 시장에서 정부가 밀리자 결국 주택거래신고제 등을 포함한 10ㆍ29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부동산 정책의 결정판인 10ㆍ29 대책이 나온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집값은 어떻게 되었나? 문제의 강남지역을 살펴보면 잠시 주춤하던 집값은 반년 전 가격을 거의 회복했다. 더 오른 지역도 나타났다. 투기대책의 약효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정부는 이제부터 10ㆍ29 대책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최근 주택거래 신고지역을 지정한데 이어 법 개정을 거쳐 추후 개발이익환수 제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도입할 것이므로 부동산시장은 결국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의 주장대로 부동산시장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하지만 집값은 잡지 못하고 단지 투기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1가구 1주택 보유자인 서민들의 세 금만 올리는 결과를 빚는다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주택거래신고지역 선정 방식을 보면 정부가 시장에 밀릴 것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당초거래신고 대상지역 선정방식은 구 전체를 묶을 수도 있으나 동별이나 아파 트 단지별로 지정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4개구를 구단위로 지정했다.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은 서민주거지역도 몇 배나 오른취득세와 등록세를 내야 집을 팔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재건축아파트를 겨 냥한 9ㆍ5 대책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기존 아파트 가격만 급등케 한 정책 실패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전국 평균으로 6.7% 올린 아파트 기준시가의 경우도 비슷한 불만이 제기되 고 있다. 고시 대상의 85%가 실수요자인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주택이므 로 투기확산 방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택투기지역이나 6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등은 이미 양도세 등을 실거래가로 부과하는 만큼 기준시가 조정은 그야말로 서민들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의도밖에 안 된다.
물론 부동산시장도 급격한 하락보다는 연착륙 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러나 정부 정책이 시장에 밀릴 때마다 더욱 강력한 수요 진정책이 등장하고 그 사이에 서민들의 조세 부담만 늘어난다면 실패한 안정화 대책이라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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