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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호씨 이야기/박평서(기업인 문화칼럼)
입력1997-07-26 00:00:00
수정
1997.07.26 00:00:00
박평서 기자
인류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로마의 문명을 이야기 할때 로마의 문화가 거론되는 것은 문화와 문명이 동전양면과 같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로마번영의 밑바탕은 환경변화대응에 적절했던 정치적, 사회적 시스템이 주류였지만 로마시민정신 내지는 시민성에 입각한 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덕목도 한몫했음을 알 수 있다.60년대 초 암울했던 시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너나 할것 없이 모두가 남루하게 지냈던 그 시절엔 문화에의 목마름과 굶주림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문화적 양식을 접할 기회, 만날 수 있는 장이 거의 없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영화관을 찾는 것이었고 클래식을 들으려고 해도 일부의 부유층을 제외하곤 종로에 있던 「르네상스」라는 고전음악감상실이 최상의 전당이었다.
물론 당시의 그곳에서는 요즈음 젊음이들에겐 생소한 SP나 LP판으로 아름다운 선율에 취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몸은 비록 가난 했지만 피는 뜨거웠던 젊음의 반항적 끼를 조률하였고 리비도의 욕망의 에너지를 달래곤 하였다.
이젠 시대가 바뀌어 지구촌으로 불릴만큼 외국의 다양한 문화를 얼마든지 쉽게 접할 수 있어 훌륭한 세계적 음악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가깝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에 교류를 갖게된 하성호씨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는 10년전 창단하여 대중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이다. 8천곡이 넘는 편곡 레퍼토리를 갖고 1년 평균 1백30회의 연주회를 갖는데 그의 무대엔 전문성악인도, 국악인도, 대중가수도 가림없이 등장하여 우리를 즐겁게 한다. 국내 단원기근이 심각하여 외국단원을 영입하게 되었는데 음악적 기량과 직업의 만족도가 훨씬 높은 그들이 이젠 3분의1이나 된다. 지금은 정부로부터 지원금도 받고 있다지만 운영의 어려움은 여전한 모양이다.
새로운 세기의 문턱에서 늦은감이 없지 않으나 정부는 경제성장에 걸맞게 문화에의 파종을 하고 뜻있는 기업들도 많이 나와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문화의 공유라는 공동선을 추구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문화예술을 위한 기업인 위원회」가 있어 이윤의 일부를 공인된 기구에 기부하는 것과 같이.
□약력
▲42년 대전출생 ▲경희대 법률학과, 서울공대 최고산업전략과정 ▲아남전자 감사 ▲아남산업 감사·아남하이텍 대표이사 겸직<한국나쇼날전기(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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