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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확산… 각료 잇단 사임 '긴박'
입력2001-01-20 00:00:00
수정
2001.01.20 00:00:00
시위확산… 각료 잇단 사임 '긴박'
필리핀 에스트라다 권력포기 선언
필리핀 국민들의 시위에 19일 마침내 백기를 든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권력 포기 발표까지 필리핀 전역은 이날 하루종일 급박하게 돌아갔다.
마닐라를 비롯 필리핀 전역에서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주요 장성과 각료의 사임이 잇따라 발표되는 등 폭발 직전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에스트라다의 이날 전격적인 권력 포기 선언에도 불구, 많은 필리핀 국민들은 향후 구체적 정치적 일정이 제시되지 않아 발표 자체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트라다 사임시 대통령직을 계승하게 되는 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은 이날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에스트라다에게 즉각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아로요 부통령은 "에스트라는 도덕적 권위뿐만 아니라 군부, 경찰, 내각 등 모두를 잃었다"며 "대통령 퇴임시까지 계속해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 야당 역시 조기대선은 "시간벌기 술수에 불과하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사실상 퇴임 발표 전 앙헬로 레예스 참모총장은 소요사태가 확산되자 군부에 대해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지시했다.
레예스 참모총장은 군은 국민의 안녕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명령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군의 엄정 중립을 지시한 레예스 참모총장은 그러나 이날 오를란도 메르카도 국방장관과 함께 에스트라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철회하고 사임한 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합류했다.
레예스 장군은 기자회견에서 에스트라다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품위 있게 물러날 수 있는 길"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 각료들도 이날 속속 사임을 발표했다. 호세 파르도 재무장관, 펠리페 메달라 경제기획부장관이 사임한 데 이어 거의 모든 부처의 장관이 사임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지지해 왔던 필리핀 경찰총장도 일선 경찰관들의 압력으로 인해 사임 뒤 에스트라다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지난 16일 에스트라다의 비밀계좌에 대한 조사를 거부, 이번 사퇴를 촉발한 장본인 가운데 하나인 프란시스코 타타드 상원의원은 이날 에스트라다에게 "국민이 원하는 일을 하라"며 "역사를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필리핀의 라디오 방송을 인용,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모처에 이미 비행기를 대기시켜 놓은 가운데 가족과 함께 국외 망명길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말레이시아를 거쳐 미국을 최종 망명지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가에선 이날 군부 쿠데타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쿠데타설은 군사학교 62년 졸업생들이 쿠데타 가능성을 경고한 데다 수도 마닐라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 군병력이 집결하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군 대변인은 이에 대해 자의적인 군병력 이동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며 군부의 쿠데타설을 일축한 뒤 마닐라 인근에 군병력을 집결시킨 것도 시위 격화에 대비한 예방적 성격의 조치라고 해명했다.
○.18일 한때 사상최저치로 떨어졌던 필리핀 페소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또 주식시장도 에스트라다의 사임이 임박했다는 전망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0일 이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달러당 56페소까지 떨어졌던 페소화는 19일 달러당 47페소선까지 급등했다. 또 이날 마닐라 주식시장의 PSE지수는 전날보다 1.2% 오른 1,452.93으로 마감했다.
/마닐라=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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