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효성그룹 계열사는 물론 하이닉스 주가까지 급락했다. 23일 주식시장에서 효성은 개장과 함께 하한가로 떨어져 8만4,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유일한 기업이라는 소식이 나온 게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효성은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효성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인 효성ITXㆍ진흥기업도 각각 8.25%, 6.31%나 급락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 계획에 대해 증권가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이닉스의 예상 인수금액이 최소 4조원인 데 반해 현재 효성의 순차입금액도 2조원에 달해 앞으로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에서도 하이닉스와 효성은 큰 차이를 보인다. 현재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2조원인 데 반해 효성은 3조원에 불과하다. 더구나 효성의 경우 그동안 섬유와 화학 등에 주력해왔다는 점에서 반도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증권가의 일관된 분석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일반적으로 인수합병(M&A) 소식이 나오면 피인수 대상 기업의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하이닉스 주가도 5.44% 급락했다. 김영진 KB투자증권 이사는 "효성이 실제로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일종의 사업다각화 측면에서의 단순한 접근으로 보여진다"며 "LOI는 양해각서(MOU)와 달리 나중에 철회하더라도 경제적 부담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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