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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국제여객선 '존폐 위기'

항공료 싸져 경쟁력 잃어 유가 급등·보따리상도 줄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이 존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인천공항과 중국 산둥(山東)성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항공료 대폭 인하라는 유탄을 맞은데다 유가 급등, 보따리상 실종 등이 겹치면서 생존의 기로에 놓이고 있다. 게다가 2012년 한ㆍ중간의 국제여객선 항로가 전면 개방될 경우 저임을 기반으로 한 중국 여객선이 물밀 듯 밀려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둥팡(東方) 항공은 옌타이, 웨이하이, 칭다오 등 산둥성 취항 항공요금을 절반가량 내렸다. 대한항공도 오는 25일부터 관련노선에 대해 40~50% 요금을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제여객선의 가장 싼 등급의 탑승료보다 같은 항로의 항공료가 저렴해지면서 그동안 국제여객선 업계가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저가 메리트’가 완전히 상실됐다. 둥팡항공은 앞으로 다른 지역들도 항공료를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선박들이 사용하는 벙커C유 가격도 급등했다. 이 달 현재 톤당 가격이 300달러선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톤당 100달러나 오른 것이다. 웨이하이, 칭다오 등 2개 노선을 운항중인 위동항운은 한 달 기름값만 해도 11억원이나 지출했다고 호소했다. 지난해에 비해 30%나 부담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4∼5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 이라는 고정 수입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제여객선 전체 승객 중 보따리상 비율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인천항 국제여객선 업계는 이번 항공료 인하의 파장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마땅한 대책도 세우지 못한 채 부심하고 있다. 업계는 일단 항공료의 경우 유류 할증료와 공항 이용료를 더할 경우 국제여객선 왕복 운임료 보다는 약간 더 비쌀 것이라고 계산하고 수학 여행단과 단체여행객을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동항운 김형진 이사는 “중국 동방항공사의 갑작스런 항공료 인하로 업계가 큰 충격에 빠져 있다”면서 “8월 성수기가 지나고 9월로 접어들면 운임인하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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