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ㆍ환율문제ㆍ북핵 등 불확실성이 걷혀야 돌아온다.’ 종합주가지수가 4일 연속 상승했음에도 개인들의 매도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개인들은 31일을 포함해 19일 연속으로 1조7,500억원을 순매도했다. 과거처럼 주가가 오르면 따라 사고 하락하면 대거 내다파는 양상에서 크게 벗어난 흐름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이 같은 매도세는 무엇보다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유가 등으로 인해 2ㆍ4분기에도 기업의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고 위앤화 절상 등과 맞물려 환율변수도 여전하다. 여기에 북핵 문제까지 겹쳐 있어 증시전망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억원 이상을 주식시장에서 굴리는 ‘큰 손’ 의 최근 주식시장 이탈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액투자자들은 직접투자보다 적립식 펀드 투자 등 간접상품으로 이동하는 중이고 비교적 규모가 큰 직접투자자들은 몸을 사리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증시주변 주요 변수들의 불확실이 걷히고 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확실한 장’이 서야만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은 박스권 상단부”=수억원 이상을 주식시장에서 굴리던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이탈이 부쩍 늘었다. 박찬영 굿모닝신한증권 압구정중앙지점장은 “소액투자자들은 적립식 펀드 투자 등 간접 상품 투자로 방향을 바꾸고 있고 큰 손들은 950선 안팎에서 차익을 실현 한 뒤 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자금을 인출,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경우는 늘고 있는 반면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 장세를 910~970선의 박스권장으로 판단하고 950선 안팎에서 주식을 처분, 차익 실현한 뒤 일단 지켜보자라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액투자자들 상당수는 적립식 펀드 투자로 방향을 바꿨다. 때문에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5월에만 27일까지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주식에 60% 이상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7,000억원이 넘는 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액중심의 투자를 하는 개인의 경우 직접투자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모습”이라며 “실질고객 예탁금은 감소하고 주식형 펀드 자금은 늘고 있는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개인 연속 순매도 후 주가하락 많아=이처럼 개인들의 연속 순매도가 일어난 뒤 3~6개월 후의 종합주가지수는 상승보다는 하락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선물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95년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10일 이상 연속 순매도한 경우는 모두 19차례였다. 이중 3개월 후 시점에서 연속 순매도 종료일에 비해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경우는 10% 이상 상승한 2차례를 포함해 8차례였던 반면 내린 사례는 10% 이상 떨어진 4차례를 합해 11차례로 하락이 많았다. 또 6개월 후 시점에서는 주가가 내린 경우가 13차례(10% 이상 하락한 7차례 포함)였던 데 비해 오른 사례는 6차례(10% 이상 오른 3차례 포함)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10일 이상 연속 순매도한 3개월 후 시점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3.79%, 6개월 후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10.31%로 집계됐다. ◇“불확실성 해소 땐 상황 바뀔 것”=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복귀는 크게 두가지 경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만약 주가가 910선까지 밀린다면 900은 깨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한 ‘스마트머니’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반대로 모든 악재가 걷혀 주식시장이 다시 1,000포인트를 넘어선다면 대세상승을 판단한 투자자들이 몰려 올 것이란 견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험을 가지고 투자하는 개인에게 지수 1,000포인트 육박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현재 박스권에서는 팔지만 장이 1,000을 넘어서면 다시 매수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채원 동원증권 자산운용실 상무도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장에 들어가는 것보다 오히려 가격이 비싸더라도 주식시장이 방향성이 설정될 때 들어가는 유리할 것”이라며 “적립식 펀드 투자 등 펀드자금 유입으로 풍부해진 자금 때문에 주식을 꾸준히 사는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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