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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활로는 벤처정신에 있어요"
입력2001-10-19 00:00:00
수정
2001.10.19 00:00:00
'벤처농업대학' 이끄는 민승규박사'흙에 벤처정신을 심는다'
매달 마지막 주말이면 충남 금산군 제원면의 한 폐교에서는 60여명의 농민들과 유명 강사진이 하나가 되어 벼랑끝에 몰린 한국 농업의 활로를 '벤처농업'에서 찾기 위한 만남이 이뤄진다.
지난 5월 민승규(41ㆍ경영학박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주도로 만들어진 '한국벤처농업대학'에 참여한 농민들은 수동적인 생산자에서 벗어나 벤처농업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민 박사는 "벤처농업이 한국 농업의 유일한 대안은 아니지만 유력한 대안중 하나는 될 수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를 통해 농민들에게 사업전략 및 마케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한다면 우리 농업은 머지않아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박사는 지난 94년 농촌진흥청에서 일한 인연으로 농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로 옮긴 이후에도 농촌봉사 활동을 계속하던 중 일회성 봉사에 한계를 느끼고 같은 연구소 소속 직원 10명과 함께 '유산마을'이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농민들을 상대로 매주 무료 컴퓨터 교육을 진행하며 농민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네트워크와 선진 경영기법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이렇게 시작된 봉사활동은 3년여 지속됐고 지난 해에는 농업관련 대규모 심포지엄 개최로 이어졌다. 벤처농업포럼(www.vaf21.com)을 운영하며 농업관련 정보 교류를 제공해오던 민 박사는 농협 등의 협조로 폐교에 농민들의 산 교육장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농업벤처대학은 순수하게 농민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운영되는데 이 돈의 대부분은 강사료로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벤처 농업포럼 및 대학 운영에 사재를 들여야 하는 실정이다.
몇 개월 지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배움을 얻은 농민들의 만족도와 성과는 대단하다.
신동헌 KBS농업전문 PD를 비롯, 대학교수, 마케팅, 법률 전문가 등이 강사로 초빙돼 농민들에게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고 있다. 이틀 동안 합숙으로 진행되는 교육과정에서 이들은 밤잠을 잊고 토론에 몰두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만난 농민들은 정보교환은 물론 공동으로 판로 개척에 나서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일부는 인터넷 사이트를 함께 개설, 공동마케팅을 펼친다.
또 인삼 초컬릿이라는 독특한 상품을 개발, 미국 수출길을 연 한 농민은 벤처농업교실 멤버가 만들어낸 이온 쌀과 민속주를 패키지로 묶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민 박사는 "농업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며 "농민들이 21세기 키워드인 '벤처'와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한다면 우리 농업은 경쟁력을 확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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