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주자인 고건 전 국무총리는 4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대 쟁점인 쌀의 관세 철폐 문제와 관련, “10년, 15년까지 유예기간을 충분히 갖고 농민들이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충북 충주의 장안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쌀시장 개방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농업분야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고 전 총리의 입장은 최대 10년 안에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라는 미국의 요구와 거리가 있지만 쌀을 아예 관세철폐 대상에서 예외로 하자는 우리 정부의 양허안 내용과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총리 재직시절 한ㆍ칠레 FTA 협상 비준에 앞서 농촌에 10년간 119조원을 투ㆍ융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치밀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농촌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농산물 품목별로 분명한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오는 6일부터 나흘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ㆍ미 FTA 3차 협상에 대해 “우리는 해외 의존형 경제체제이기 때문에 FTA는 추진해야 한다”며 “그러나 시한에 쫓겨서 협상 내용에 부실함이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 전 총리는 자신이 주도한 희망한국국민연대(희망연대) 출범 후 처음으로 현장 방문 행사를 가진 것과 관련, “국민 생활 속에서 희망을 주는 사례를 찾고 정책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현장 탐방을 정책ㆍ분야ㆍ지역별로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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