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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전장보다 더 삼엄

초등학생이 방독면을 안 갖고 등교하면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이스라엘.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을 포함한 전국민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하는 이스라엘에 29일 도착했다.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자동차로 100km를 동쪽으로 달려 도착한 `후세인 국왕 다리`는 아랍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스라엘에 입국할 수 있는 육로 검문소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전쟁 발발시 바로 폭파할 수 있도록 다리 밑에 폭탄이 장착돼 있다는 얘기를 듣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평화를 상징하는 이 다리를 통해 기자는 `독수리 여권`(미국 여권)덕에 이스라엘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스라엘 검문소에 도착하면서 말로만 듣던 세계에서 가장 철저하다는 이스라엘의 입국심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미국처럼 X레이 검색기만 거치는 것이 아니라 기자의 신발, 휴대폰, 카메라와 랩탑 컴퓨터 등은 폭탄에 들어있는 화약 성분을 감지할 수 있다는 화학 검색기를 거쳐야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보안요원이 가방을 열게하고 소지품을 일일이 확인했다. 검문소 곳곳에서는 초록색 이스라엘 군복을 입은 정규 군인들이 이스라엘제 M-16 소총을 들고 빈틈없는 경계를 펼치고 있었는데 요르단 군인에 비하면 군율도 강해보였지만 눈빛부터 달랐다. 30일 이스라엘 최고 명문으로 인정받은 히브리 대학에서 신학대학원에 재학하는 유학생 김바울씨의 안내로 히브리어로 `평화의 도시`라는 예루살렘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시가 아닌 전쟁의 도시, 마치 계엄령이 내려진 도시같았다. 지리적으로도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웨스트 뱅크와 인접해 도시곳곳마다 군인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예루살렘의 명동거리라고 할 정도로 카페와 고급가계들이 줄비한 `벤예후다` 거리는 2001년 9월부터 시작된 제2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 이후 수차례 팔레스타인 자살폭탄의 피해를 당한 곳.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군인들이 2,3명씩 짝을 지어 순찰을 돌았으며 이중에는 여군도 많이 보였다. 옷차림등으로 금새 표시가 나는 아랍계 이스라엘 국민중 젊은이들은 수시로 검문을 당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국민 600만명중 120만명이 아랍계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야킴 레호바(48)는 “장사가 너무 안된다.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한 올해부터는 매상이 평소의 20%에 불과하다”며 “실업률과 인플레도 10%를 넘어섰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또다른 상인에게 이라크 전쟁으로 불안하냐고 묻자 “이라크가 91년 전쟁때는 예루살렘에 8발을 포함, 모두 39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이스라엘을 행해 발사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일이 없어 다행이다”며 “그러나 모든 국민들이 사단 후세인이 최후 발악으로 화학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이스라엘에 발사할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브리 대학도 지난해7월 국제학생센터내 식당에서 폭탄이 터져 9명이 사망하고 한국인 유학생 3명을 포함, 80여명이 부상을 당한 이후 정문입구에는 엑스레이 감시기가 설치되고 학생과 방문자는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한다. 또 대학 건물 입구마다 경비원이 배치돼있다. 바그다드에 대한 연합군의 대규모 최후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금 전 국민이 전시체제 대비를 갖춘 채 숨을 멈추고 이번 전쟁의 향배를 지켜보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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