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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사장 선임 임시주총… 일부 운용사 몸사리기 여전

삼성운용 중립 의결권 행사

KB·트러스톤자산운용 적극적 의사표시와 대조


강원랜드(035250) 사장 선임 과정에 KB자산운용·베어링자산운용·트러스톤자산운용·KTB자산운용 등 많은 자산운용사가 의결권을 행사했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가 과거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강원랜드는 13일 강원랜드호텔에서 열린 제18차 임시주주총회와 제132차 이사회를 열고 함승희 전 국회의원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이산 선임 건에서 참석 주식수 총 1억6,133만6,183주 중 67.52%인 1억703만360주가 함씨의 대표이사 선임을 찬성했다. 대표이사 후보로는 엄기영 전 MBC 사장과 권오남 전 GKL대표, 김인교 전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등이 나섰다. 강원랜드 대표이사 자리는 지난 2월 최흥집 당시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로 사퇴하면서 지금까지 공석이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많은 운용사도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KB자산운용은 행사주식수 19만2,142주를 권오남씨에게 몰아줬고 베어링자산운용도 3만8,417주를 권오남씨에게 행사했다.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서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 밖에도 트러스톤자산운용(50만4,147주)은 권오남씨에게, KTB자산운용(37만1,925주)은 김인교씨를 찬성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번에 참여한 운용사 중 가장 많은 203만9,991주의 의결권행사주식을 가지고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공시를 통해 "후보들의 약력을 검토한 결과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나 그중 1인을 선택하는 것에는 중립"이라고 밝히며 중립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여러 명이 대표이사 후보로 나설 경우 특정후보를 지지하면 다른 주주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중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칸서스자산운용(9,956주)도 대표이사 선임건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칸서스자산운용 측은 "의결권 행사 여부가 주주총회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펀드 손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없다고 판단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주총회에서 제 목소리를 못 내거나 거수기 노릇만 해오던 자산운용사들이 제 목소리를 낸 데 대해 전문가들은 펀드 수익자의 이익제고를 위해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자산운용사도 수익자의 가치제고를 위해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운용사의 소극적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는 정부 눈치 보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라는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 강원랜드 대표 선임과정에서 낙하산 혹은 정피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민감한 상황이 많았다"며 "결국 정부의 입김이 강한 강원랜드 대표 선임을 두고 일부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이익보다는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해 소중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이 3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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