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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로 돌아본 2006년] "토지·아파트 원가 공개하라" 최고 이슈

'불법쟁의 행위로 인한 회사 손실 배상' 노조원에도 적용 눈길<br>두산 총수 일가 집유등 화이트칼라 범죄 솜방망이 판결 비난<br>시각장애인 안마사 독점 위헌·외국계 펀드 무죄 선고 논란도

기업 경영이든 노조활동이든 현행법이나 경제 질서에 반할 경우, 예외없이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다는 것을 보여준 한해였다 특히 대기업 귀족 노조의 일방적 생산라인 중단 등 불법쟁의행위는 물론 공기업의 민영화 반대 투쟁 등 노사관계를 넘어선 정치활동에 엄격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노조투쟁의 명확한 한계선을 설정했다는 평가다. 또한 대한주택공사 등에 원가공개 판결을 잇달아 내리면서 최근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의 분양원가 공개 정책 추진의 도화선을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의 판결들을 이슈별로 정리해 본다. ◇불법행위로 인한 회사 손해, 노조 책임 강화 노동조합이 불법행위로 회사측에 손해를 끼쳤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판결이 올해 잇따라 나왔다. 특히 노조 집행부 뿐 아니라 일반 노조원의 책임도 엄하게 묻는 대법원의 판결이 눈길을 끌었다. 대법원은 불법쟁의행위에 나선 노조의 지시로 생산시설 가동을 정지시켰더라도 위험ㆍ손해의 확대를 막기 위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일반조합원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또 2003년 철도노조의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으로 여객ㆍ화물운송에 피해를 봤다며 국가가 철노조동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24억을 지급하라는 원심에 대한 확정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불법파업을 벌인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아파트ㆍ토지 원가 공개하라” 한국토지공사 및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조성ㆍ건설하는 토지와 아파트의 원가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잇따라 내려졌다. 이 같은 법원의 판결은 원가공개 여론의 도화선이 돼 공공 아파트 원가 공개가 정부 방침으로 세워지기도 했다. 서울고법 특별7부는 지난 19월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의 조성원가 산출내역을 공개하는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 올해초 서울고법 특별 8부는 인천지역에서 주공아파트를 분양받은 이모씨 등이 주공을 상대로 낸 아파트 원가 정보공개소송에서 “아파트 분양 원가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과장광고에 된서리 올해 부동산 과장광고에 대해 회사측의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와 부동산 관련 회사들이 긴장하기도 했다. 광고에 있어서 다소의 허위ㆍ과장을 인정해오던 대법원 판례에 따라 과장광고로 인한 손실을 투자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 ‘도’가 지나칠 경우에는 회사측의 책임이 크다는 것.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12부는 허위ㆍ과장광고를 믿고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김모씨 등 91명이 K부동산신탁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총 25억9,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K신탁사는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주거용 오피스텔을 분양할 당시 단지 남측 부지를 매입해 편의시설로 사용할 것이라고 광고했으나 이 자리에 결국 또 다른 고층 오피스텔이 들어서자 김모씨 등 계약자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화이트칼라 범죄 솜방망이 판결 논란 올해 이슈가 됐던 판결 중에는 두산 총수 일가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을 꼽을 수 있다. 이 판결을 계기로 ‘유전무죄, 무전유죄’, ‘화이트칼라 범죄 엄단’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 대법원장의 발언이후 개별 재판부에서 일괄적으로 화이트 칼라 범죄 엄단 판결을 내리게 된 것은 아니지만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관대한 처벌을 내리게 될 경우 솜방망이 판결 비난이 돌아온다는 점을 의식하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논란의 판결들 올해 논란을 일으켰던 판결 중 하나는 바로 시각장애인 안마사 독점 위헌 결정이다.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허용해 왔으나 이는 기본권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생계수단 상실을 우려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왔으며 심지어 자살하는 시각장애인까지 생기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는 대체입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사법사상 최초로 기소된 외국계펀드에 대한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돼 경제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장성원 부장판사)는 29일 2004년 삼성물산 주식 5%를 보유하던 헤르메스펀드가 일부 언론과 인터뷰를 한 뒤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 73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라고 선고했다. 술자리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최연희 의원에 대한 판결도 올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최의원에 대해 강제추행혐의를 적용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대법원까지 1심 형량이 유지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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