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뚜렷한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수합병(M&A) 테마가 시장을 달구고 있다. 세양선박ㆍ대한통운ㆍ신호제지 등 경영권 분쟁을 겪거나 매각을 앞둔 기업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17일 증시에서 쎄븐마운틴그룹의 주력 회사인 세양선박 주가는 상한가인 1,390원으로 마감, 7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계열사인 진도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우방도 4.95% 급등했다. 이는 최평규 S&T중공업 회장이 세양선박 지분 18.14%를 전격 매입함에 따라 세방선박의 경영권 분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세양선박은 오는 21일(납입일 기준) 100억원 규모의 신주 873만여주(지분율 7.9%)를 유리자산운용에 배정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유리자산운용 측은 “펀드 매니저가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 없이 특정 유가증권을 살 수는 없다”며 “세양선박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성공으로 총 37%가량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려던 쎄븐마운틴그룹의 계획도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세양선박 측은 1,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한편 이미 발행한 CB 2,500만달러어치(전환 때는 지분율 18.03%)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주식으로 전환, 경영권 분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대한통운과 신호제지도 이날 각각 8.31%, 13.16% 급등, M&A 테마주로 부각됐다. 대한통운의 경우 STX그룹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규모 지분 매입으로 인수전이 본격화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신호제지 역시 최대주주인 아람파이낸셜서비스와 2대주주인 국일제지가 오는 11월 실시 예정인 유상증자를 두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현 경영진과 경영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경영권 분쟁만 불거진 M&A 테마주는 급락할 위험이 높아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번에 세양선박 지분을 인수한 최 회장은 지난해 STX그룹 지주회사인 STX 지분을 9.94%까지 매입한 뒤 주가가 뛰자 차익을 남기고 절반 이상의 지분을 처분했다. 신호제지 역시 8월 말 이후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되면서 한달간 주가가 20% 이상 빠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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