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이 66으로 두어 늘어진 패의 형태를 만들었을 때 딩웨이는 그곳을 외면하고 67로 끊었다. 3수나 늘어진 패였으므로 그곳을 외면한 것은 당연했다. 74까지 놓이자 이젠 2수 늘어진 패. 84까지 놓이자 이젠 턱밑에 칼이 들어간 형상이다. 검토실에서는 예전에 서봉수가 린하이펑과의 대국에서 5수 늘어진 패를 져가지고 바둑을 망친 일화가 이야기되고 있었다. 흑89를 외면하고 90으로 때려냈다. 죽었던 대마가 외곽을 모조리 잡아먹고 부활한 것이다. 좌상귀의 흑 8점은 자동적으로 사망이다. 안팎으로 78집에 해당하는 엄청난 전과였다. 그 희생의 보상으로 얻어낸 딩웨이의 수입은 중앙인데 그곳은 50집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한 수 더 손질해야 확실하게 잡는 형편이다. 계가를 해본 딩웨이는 91로 반상최대의 끝내기를 하고 버티었다. 형세가 유리하다면야 참고도의 흑1로 확인사살을 하겠지만 백이 2, 4로 크게 살면 어차피 진다고 보고 버틴 것. 자아, 중앙 백대마는 사는 수가 있을까. 초대형 묘수풀이의 등장이다. (82, 88…66. 85…77)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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