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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부총리 '시장경제 사수론' 파장
입력2004-07-21 15:31:50
수정
2004.07.21 15:31:50
이헌재(李憲宰)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시장경제 사수론'이 여권내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부총리는 20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주식백지신탁 등을 언급하며 "요즘은 진짜 시장경제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상황이 어려워도 시장경제가 자리를 잡아야 나라가 살 수 있으며 내가 경제부총리로 있는한 순리대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한 고강도 경고나 반발로도 읽혀질수 있는 발언이다.
당장 당내에서는 이 부총리의 발언에 대한 불쾌한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자칫하면 다소 안정국면에 진입한 당.정갈등이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다시 촉발할 수도 있는 `전주곡'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계안(李啓安) 제2정조위원장은 "우리당의 경제정책의 기조는 친시장경제"라며"분양원가공개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특성상 가격 기능에만 모든 것을 맡겨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정책으로 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정책위의장으로서 우리당의 17대 총선 공약 구성에 참여했던 정세균(丁世均) 의원은 "우리당은 민생경제를 위해 추경을 주도했고, 경제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있다"며 이 부총리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 부총리가 경제인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 여권내 386세대도 이의를 제기했다.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정부가 추경과 조세특례제한법, 고용창출 등 지원을 요구한 법안들은 우리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라며 "그동안 업무 수행에 대해 우리가 단 한번 시비건 적도 없고 정부의 요청을 거부한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 경제에 대한 권한을 다 주고 있는데 이제와서 경제가 어렵다고 (부총리를) 못하겠다는 것이면 섭섭하고 서글픈 일이며, 원로로서 적절하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또 "386을 겨냥하는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며 "백지신탁이나 분양원가 공개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더 강력하게 주장하는 내용"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연세대 학생회장 출신인 우상호(禹相虎) 의원도 "우리당의 경제정책중 시장주의에 근거하지 않은 정책이 없다"고 일축했다.
우 의원은 또 "이 부총리가 예로 든 분양원가공개의 경우 과도한 투기와 부동산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빈부격차가 사회적 통합력을 약화시키고 자본주의의 안정성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이라며 "이같은 정책을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이 부총리가 열린우리당 등 여권내에 포진한 개혁성향의 `386 세대'를 겨냥해 `경제마인드' 부재를 지적하고 나선데 대한 구구한 추측과 분석이 나돌고있다.
이 부총리가 "우리 경제가 경제정책의 한계에 부딪힌 이유는 386세대가 정치적암흑기에 저항운동을 하느라 경제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데 대한 여러갈래의 `해몽'이 난무하고 있는 것.
여러 해석 중에서 이 부총리의 사표제출설을 촉발시킨 `은행 자문료 파문'과 386 배후설을 연결지은 분석이 주목을 끈다.
이 부총리가 `은행 자문료'가 새어나온 진원지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과 국민은행이 있는) 여의도 쪽은 아니야"라고 언급, 사실상 386세대 쪽을 `내부 고발자'로 지목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진 21일 열린우리당의 386세대 의원들은 이를 반박하고나섰다. 특히 여권내 386세대가 이 부총리의 경질을 시도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사실무근"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 의원은 "이 부총리에 대한 경질 주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그 정도를 가지고 치고받고 하는 것은 변변치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386세대 여성정치인인 김현미(金賢美) 의원이 이 부총리와 당내 386세대와의 회동을 제안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김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의 심적 부담감과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으로 본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정부와 여당이 함께 힘을 합쳐야하는 만큼 386세대와 이 부총리가 격려와 지도편달의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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