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오는 3월2일부터 시행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방안은 시가 6억원 이하의 아파트에도 소득기준 대출액을 적용하되 신용등급이 높고 고정금리와 분할상환을 선택할 경우 DTI 최고 60%를 적용받도록 융통성을 뒀다. 따라서 세금을 잘 내고 공식적인 소득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규제강화에도 불구하고 대출액을 높일 수 있다. 기본안은 아파트 담보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면 DTI를 40%, 5,000만원을 초과하거나 1억원 이하이면 50%를 적용한다. 또 예외적으로 대출금이 5,000만원 이하이면 DTI를 적용하지 않되 국민주택 규모 이하(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시가 3억원 이하인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 이상 대출을 받을 때는 DTI 50%를 적용한다. 그러나 각 은행들이 제시하는 DTI 가감 항목을 적용하면 각 개인별로 DTI는 최저 30%에서 최고 60%로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은행들이 제시하는 가산 항목을 모두 받을 경우 이론적으로는 최고 65%까지 받을 수 있지만 은행들은 상한선을 60%로 결정했다. 우선 대출을 받을 때 약정기간 동안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이나 분할상환 방식을 선택하면 DTI는 각각 5%포인트 올라간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면서 분할상환 방식을 이용할 경우 DTI가 5%포인트씩 모두 10%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판매하는 고정금리 상품의 최장기간은 5년에 불과하다. 대출기간이 5년으로 짧아지면 DTI를 적용했을 때 대출한도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고정금리 선택에 따른 이점은 사실상 무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산정하는 개인별 신용등급에 따라서도 5%포인트씩 가감된다. 현재 은행들은 차주의 신상정보와 은행과의 거래정보, 외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제공받는 크레딧뷰로(CB) 등급을 토대로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은 평균 연체율 미만에 해당하는 등급을 받은 고객들에는 5%포인트의 가점을 주는 방안을 확정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12개 신용등급 중 1~5등급은 DTI를 5%포인트 가산하는 반면 9~12등급은 5%포인트 차감한다. 신한은행 역시 12등급으로 나뉘어지는 고객 등급에서 1~6등급은 5%포인트 가산, 10~12등급은 5%포인트 차감한다. 우리은행은 1~7등급까지 5%포인트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하위등급인 10등급은 5%포인트 줄어든다. 하나은행은 10등급으로 나뉘어지는 자체 신용등급 시스템인 ASS에서 1~5등급까지는 5%포인트를 더하고 10등급에는 5%포인트를 차감한다는 방침이다. 중간등급은 변동이 없다. 대부분 대출을 받을 때는 주거래은행을 이용하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신용등급에 따른 가점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경우 95%의 고객들이 1~5등급에 속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증빙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경우 DTI가 불리하게 적용된다. 자영업자들은 신고소득을 증빙 서류에 대신할 수 있지만 DTI가 5%포인트 차감된다. 은행들이 인정하는 신고소득은 매출액과 신용카드 사용액, 적금ㆍ펀드ㆍ적립식 보험 등 적립식 수신, 임대소득, 금융소득, 최저생계비 등 6가지이다. 배우자가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경우 배우자의 소득을 합산해 DTI를 적용받을 수 있다. 공식적인 증빙소득은 제한 없이 합산할 수 있지만 신고소득은 매출액ㆍ임대소득ㆍ금융소득인 경우에만 합산이 가능하다. 다만 배우자 가운데 1명이라도 자기신고 소득 등 인정소득 자료를 제출하면 DTI가 5% 차감된다. 이와 함께 새 아파트의 중도금 납입 등을 위해 기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1년 이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약정을 맺으면 DTI가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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