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숨 돌리는 것 같다.'(금호아시아나의 한 고위 관계자) 유동설 위기설에 휩싸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불안감 증폭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금호타이어의 대주주 교체 문제가 해결된 데 이어 그동안 그룹을 불안한 상황으로 내몰았던 고유가 등의 악재들이 동시에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시장의 불신감도 다소 가시고 있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19일 “시장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 수그러든 것으로 보인다”며 “불안을 잠재우는 데 그치지 않고 차제에 ‘치고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여건이 호전된 것에 안주하기보다는 최근 발표한 유동성 확보방안을 최대한 앞당겨 실천하고 추가적으로 불필요한 자산을 처분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에 안정감을 불어넣겠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금호아시아나의 위기설을 몰고 온 양대 악재는 고유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 유가의 고공행진은 아시아나항공, 부동산시장 침체는 대우건설의 경영에 직격탄이 됐다. 국내 경기를 위축시킨 핵심 악재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경영에 그대로 영향을 준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기업설명회(IR)를 기점으로 상황 반전이 이뤄졌다. 우선 최근 유가의 하향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수지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자칫 적자폭이 커질 수 있는 시점에서 유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ㆍ4분기에 비해 상당폭 영업수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골칫거리로 떠오른 대우건설의 풋옵션(재무적 투자자가 일정 수준의 가격에 주식을 다시 사줄 것을 요구할 권리) 문제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그룹 측은 대우건설이 유난히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많아 골치를 썩었는데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해결할 단초를 찾게 됐다. 최근 발표한 유동성 확보방안을 실천하는 데도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서울고속도로의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일산대교의 지분도 연내 앞당겨 매각하기로 했다. ㈜일산대교는 김포~일산을 연결하는 도로의 통행료를 거둬들이는 곳으로 이를 통해 500억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자산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 대우건설의 주가도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풋옵션 문제도 큰 무리 없이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그룹 측은 내다봤다. 그룹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시장의 불안이 여전이 남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당초 약속한 유동성 확보방안을 최대한 앞당겨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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