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전문점 ‘밀키로드(www.www.milkyroad.net)’의 김마리 사장(58ㆍ사진)은 원래 서양화를 공부하던 미술학도였다. 대학 졸업 직후인 지난 74년 1년간 공부할 요량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김사장은 그곳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예 일본에 정착하게 됐다. 그렇게 일본에서 30여 년을 지내다 지난 2004년 일본의 후로즌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전문점 ‘밀크노다비’의 라이선스를 획득,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김 사장이 아이스크림전문점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밀크노다비 아이스크림 맛에 반하면서부터다. 이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아이스크림전문점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근처를 지나다가 우연히 들러 맛본 아이스크림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느끼하지 않고 먹은 뒤에도 입안에 우유 냄새가 전혀 남지 않아 상큼했다. 후로즌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은 30일간 발효시켜 만든 요구르트 원액을 그대로 얼려서 내놓기 때문에 유지방의 느끼함 없이 상큼한 뒷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식 생크림 푸딩인 파나코타, 밤을 갈아 만든 체스트넛, 일본에서 직수입한 검은깨 아이스크림 등 아이스크림에 곁들여먹는 독특한 토핑도 눈길을 끌었다. 김사장은 그 길로 밀크노다비 본사를 찾아가 야마무라 사장(38)을 만났다. 밀크노다비를 가지고 한국에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노(No)’. “알고 보니 이전에도 밀크노다비를 들여오고 싶다며 브랜드 수입을 요청한 한국 사람들이 많았더군요. 계약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중간에 무산된 경험이 많아 한국인 사업가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사장은 야마무라 사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3개월간 그를 쫓아다니며 설득했다. 끈질긴 요청에 결국 2004년 초 계약을 체결, 밀크노다비 한국 진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점포 입지는 유동인구가 많고 10~20대의 젊은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신촌지역으로 정했다. 일반 아이스크림의 유지방 함유량이 20%를 넘는데 반해 후로즌 요구르트는 유지방 함유량이 0.1% 이하로 매우 낮아 젊은 여성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술을 공부한 경력을 살려 매장 인테리어도 직접 담당했다. 상큼한 아이스크림 맛을 모티브로 흰색과 연두색을 중심 컬러로 삼아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을 살렸다. 그렇게 창업 준비를 한 지 3개월 만인 그해 7월 서울 신촌역 앞에 ‘밀키로드’(밀크노다비의 영문표기) 1호점을 열었다. 개설 초기에는 이미 ‘명품’으로 잘 알려진 일본 본점만 생각하고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알아서 손님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달콤하고 부드러운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맛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밀키로드는 다소 맛이 심심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김 사장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후로즌 요구르트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아이스크림에 곁들여 먹는 독특한 토핑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를 시작한 후 2~3개월이 지나자 점차 마니아 고객들이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40평 매장에서 한 달 평균 3,0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사장은 “초보 창업자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후로즌 요구르트의 참맛을 국내에 소개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선 밀키로드는 앞으로 번화가를 중심으로 가맹점을 낼 계획이다. (02) 556-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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