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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결정의 날 곧 선언 “이라크전 택일만 남아“
입력2003-03-17 00:00:00
수정
2003.03.17 00:00:00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 명령을 내릴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미국 영국 스페인의 등 3국이 대서양 중부의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하루 전인 15일 부시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세계의 자유 국가들을 위해 결정적인 날들을 앞두고 있다”고 선언했다.
● 아조레스 회담 배경
결전의 시간을 수 일 앞으로 한정한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3국 정상회담이 갑자기 열리는 의도를 짐작케 한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는 모든 선택 가능한 최종 외교 대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주최국인 포르투갈의 조제 마누엘 두라웅 바호주 총리도 “이번 회담은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열리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언론은 이 발언들에 외교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달지 않았다. 대신 양국 언론은 3국 정상의 회담을 `전쟁 회의“로 규정하면서 이라크 공격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을 쏟아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대통령에게 이제 외교를 끝낼 때임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부시가 개전을 서두르는 이유
이런 상황은 미국이 이라크 2차 결의안에 대한 유엔 안보리 표결을 사실상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동시에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MSNBC는 “미국에 표결에서 지는 것은 최악의 카드”라며 “이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그 결과로 전쟁의 합법적 명분까지 잃게 될 수 있음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내적 상황도 부시 대통령을 전쟁으로 몰고 있다. 전쟁과 관련된 불확실한 상황이 길어지면서 미국의 소비자 신뢰는 떨어지고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의 정치적 미래는 얼마나 신속하게 전쟁을 끝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 개전 시기
이론적으로 미국은 이라크 결의안의 표결을 포기하는 순간 언제든지 개전을 선언할 수 있게 된다.
2차 결의안에서 17일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무장해제 시한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결의안을 상정하지 않을 경우 그 시한 규정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제적ㆍ외교적 상황을 고려, 3국의 선전포고는 17일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전화에서 “외교 전선에서 추가로 몇 ㎞를 더 가겠다”고 말했지만 그 시간을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USA 투데이는 “백악관은 이미 개전을 예고하는 최후 통첩을 준비 중”이라며 “외교적 노력이 완전히 무산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수 시간 내 백악관으로부터 미리 계획된 대통령 연설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쟁 준비도 이미 완료된 상태다. 영국 BBC는 이라크 공격 작전 명령이 이미 여단 단위까지 하달됐으며, 장교들은 대대와 중대 단위에 주어질 구체적인 작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이후 부시 대통령은 `최후 통첩`과 함께 이라크에 있는 언론인, 유엔 사찰단원 및 국제기구 종사자들에게 이라크를 떠날 시간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간이 길어야 2,3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볼 때 이번 주 후반에 부시 대통령의 폭격 개시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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