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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수의 경영미학] 6. 전산화가 투명경영 앞당긴다
입력1999-09-30 00:00:00
수정
1999.09.30 00:00:00
FILA코리아가 의류 내수사업을 시작한 10년전만 해도 전산화가 폭넓게 이용되지 않았다. 기업경영에 필수적으로 인식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전산화시스템 구축에 역점을 두었다. 패션사업의 일반적인 방식처럼 브랜드와 그 이미지를 소비자 마음에 심어나가는 광고보다 전산화시스템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그래서 6억원의 초기자본중 5억원을 전산화에 쏟았다. 미친놈 소리를 들을 만 했다. 물론 신발 수출사업의 선금으로 받은 수수료 750만달러가 큰 힘이 되긴 했지만 당시로는 예삿일은 아니었다. 외국기업과 긴세월 상대하면서 느껴온 경험을 바탕으로 전산화의 중요성과 그 위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미래경영은 언제, 어디서나, 경영현황을 환히 꿰뚫어 보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정보의 즉시성(卽時性), 즉 REAL TIME으로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바로 힘이다. 대개의 경우 기업의 규모가 조금 커지면 규모가 작을 때와 같이 손바닥처럼 보이지 않게 마련이다. 그래서 흐릿하고 조금쯤은 답답한 「감」과 「의지」로 경영을 한다. 그러한 경영은 60, 70년대의 성공담일 수는 있지만 미래경영은 아니다. 공장에 무슨 옷이 얼마나 생산되고 있고, 현재 매장마다 얼마나 판매되고, 재고는 얼마나 있는지 항상 명료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회사의 자금과 부채현황도 항시 거울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때그때 최적의 의사결정을 이루는 기본이 구축된다.
둘째, 전산화의 정착강도가 깊어지고 넓어질수록 거짓이 자리잡기 어렵다. 전산화시스템은 기록과 정보가 스스로 크로스 체크되는 속성 때문에 웬만한 비리와 부정, 거짓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 게다가 기업 전체가 전산화하면 누구나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IMF이후 갑자기 부각된 화두인 「투명경영」과 「경영의 민주화」가 함께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중요한 경영의 힘이다.
셋째, 정보의 즉시성과 투명성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경영에 있어서 손실을 제거하는 힘이다. 과거에는 자료 찾고 계산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야 했는가. 그러면서도 정확성에 대한 신뢰부족으로 의사결정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정보가 공유, 공개되지 못한 까닭에 담당 사원이 퇴사하면 한동안 그 부분의 업무가 마비되곤 했다. 따라서 기업이 시스템이나 조직으로서 운영되지 못한 면이 있었다.
담당자 별로 운영방식이 다르고 인맥과 파벌이 회사내에 부정적으로 조성되기 일 쑤였다. 전산화는 이러한 요소들을 일거에 제거하는데 큰 도움이 되면서 즉시성, 투명성, 정확성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데 기여한다.
넷째, 이제는 빌게이츠의 「생각의 속도」처럼 인터넷 공간을 마음대로 유영하며 경영을 할 수 있는 놀라운 현상을 겪고 있다. 필자도 스스로 감탄할 때가 많다. 물론 전산화에 대한 투자는 지속되었다. 그만큼 투자에 대한 보답을 몇십배, 몇백배 받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놀라울 정도의 매출 신장과 매출액대비 세후 10%이상의 순이익율 뒤에는 전산시스템의 기여가 컸다고 필자는 믿는다.
전산화의 효율을 안다는 것과 투자를 결행하는 것은 다르다. 그게 일반기업의 딜레마이기도 할 것이다. 더구나 백지상태에서 과감히 투자했기 때문에 FILA코리아는 짜집기한 다른 회사의 전산화 시스템과는 다르게 깨끗하고 심플(SIMPLE)하면서도 효율이 높다. FILA이미지와 걸맞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FILA코리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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