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본지가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ㆍSC제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 4월 말 총수신액은 457조549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1,926억원(0.0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총여신액은 무려 7조2,832억원(1.64%)이 늘어난 450조7,272억원에 달했다. 따라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5월 중 총여신액이 총수신액을 넘어서는 예대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6개 은행의 예대비율(총여신/총수신*100)은 지난해 말 93.4%로 위험 수위에 진입한 후 1월에는 96.6%, 2월 95.8%로 일시적인 감소를 보였지만 3월과 4월에는 각각 97.0%, 98.6%로 높아졌다. 예대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로 통상 예대비율 80%선을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예대비율 100%를 넘어서는 일부 은행의 경우 금융채 발행을 통해 대출한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대출전쟁’은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에서 두드러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연이은 주택가격 버블 경고에도 불구하고 4월 들어서만 3조1,995억원이 늘어나 지난 1ㆍ4분기 증가액 2조7,184억원을 넘어섰다. 중소기업대출 역시 4월 들어 3조1,907억원이 증가해 1ㆍ4분기 증가액 5조4,959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과 달리 정기예금과 주식형 펀드 등 대표적인 수신상품은 답보상태를 나타냈다. 6개 은행의 4월 정기예금 증가액은 1조5,630억원에 그쳤고 특판예금 판매에 나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2조1,954억원과 3,749억원의 증가액을 보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 은행의 예금은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동안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던 주식형 펀드 잔액은 4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ㆍ4분기에 6개 은행으로 무려 4조9,752억원이 유입됐던 주식형 펀드 잔액은 4월 들어 949억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해외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됐다. 6개 은행의 해외펀드 잔액은 4월 들어서만 1조633억원이 증가, 1ㆍ4분기 증가액 1조9,761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수신 부문에서는 저금리의 한계로 인해 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자연스럽게 저금리로 메리트가 높아진 대출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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