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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87은 끝내기의 요령이다. 바로 이 자리를 백이 선수로 내려서지 못하게 한 것. 이 부분을 백이 꼭 두려면 후수로 두라고 말하고 있다. 그 다음에 둔 흑89를 루이 부부는 극찬했다. “이 수를 본 것으로 오늘 관전한 보람이 있었어요.” 끊을 수 있는 곳을 들여다보아 잇게 해주는 수를 보통은 이적수라고 해서 기피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지극히 현명한 착상이었다. 참고도1의 흑1로 끊는 것이 강수 같지만 백6으로 붙여올 때 흑의 응수가 심히 거북하다. 백을 괴롭히기보다 자기 돌의 수습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하는 형편이다. 이창호의 주문은 백더러 참고도2의 8에 곱게 이으라는 것. 그때 흑9로 두어 흑의 집을 부풀리면서 백진을 견제할 작정이다. 그 주문을 간파한 창하오는 실전보의 92로 변신했다. 기왕이면 집을 벌면서 수습할 예정이다. 흑97은 반상최대의 끝내기. 이창호는 형세가 유리하다고 보고 이 형세를 고착시킬 태세다. 백98은 진작에 들여다보았으면 선수로 활용할 수 있는 자리였는데 그 타이밍을 빼앗겼다. 흑99의 반발이 안성맞춤이어서 백이 한층 더 거북해진 모습이지만 창하오는 자폭적인 기분으로 일단 절단을 강행했는데….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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