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몰빵투자’로 수익률이 급락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가 중국 비중을 줄이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러시아와 인도 비중도 축소하고 대신 브라질과 일본 비중은 늘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사이트펀드의 이번 조정에 대해 ‘인사이트(통찰력)’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강하다. 중국시장이 바닥일 때 비중을 줄이고 단기간에 일본시장에 수천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마이너스 30%에 가까운 손실을 입은 인사이트펀드로 두달 새 100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줄이고, 일본 늘리고=23일 미래에셋이 발표한 인사이트펀드 자산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투자 비중은 61.05%로 지난 4월말 66.02% 대비 4.97%포인트 줄었다. 러시아와 인도 비중도 각각 전기 10.29%, 2.29%에서 5.41%, 1.66%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브라질은 6.51%에서 7.12%로 늘어나긴 했지만 소폭에 그쳤다. 브릭스 국가에 대한 비중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일본이었다. 일본 비중은 두달 전만 해도 0.17%에 그쳤지만 이번 보고서에선 9.93%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투자비중이 높아졌다. 한국 기업 중에는 현대중공업ㆍ두산중공업ㆍ현대건설ㆍ삼성전자 등에 투자했다. 산업별로 보면 에너지 투자비중이 줄어든 반면 IT와 소비재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미래에셋이 국내 증시에서 IT를 외면하고 소재ㆍ산업재 등 이른바 ‘중국 관련주’ 주가를 끌어올렸던 것과 정반대의 전략을 쓴 것이다. ◇‘통찰력’에 대한 비난 목소리 커져=미래에셋은 투자자들에게 보고서를 보내면서 이례적으로 별도의 4장짜리 편지를 첨부했다. 편지에서 미래에셋은 “글로벌 증시 급락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바 고객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를 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지금의 상황을 기회로 인식하고 이익성장률이 높은 우량자산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운용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의 이 같은 투자전략이 과거 자신들이 주장해왔던 ‘소수의 눈’에 입각한 투자인지에 대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들은 ▦연초 중국 주식에 ‘올인’ 했다가 바닥에서 주식을 내다팔고 단기 수익률을 좇아 일본시장으로 금방 옮겨간 점 ▦약세장에서도 주식 비중을 93%대로 오히려 늘린 점 등이 과연 미래에셋만의 통찰력으로 내다 본 투자전략이냐는 질문을 하고 있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무래도 펀드의 덩치가 크다 보니 유연하게 대응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다”며 “해외시장에서 국가별 비중을 자유롭게 오고 가면서 일부 시행착오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주식 비중을 늘린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보고서 해당 기간인 5~6월 닛케이지수는 1만4,000대에서 꼭지를 찍고 이달 들어 1만2,800대까지 밀렸다.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특정 국가가 반짝 좋다고 비중을 10%포인트 가까이 바꾼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말 통찰력이 있어 단타에 나섰다면 왜 원자재엔 투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계속되는 손실에 투자자들의 환매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개인 투자상품(클래스 A, C, Ce)에서 총 328억원 순유출이 벌어진 데 이어 불과 이틀 사이에 75억원이 더 빠져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추락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이 인사이트펀드에서 가져간 보수는 10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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